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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r 31. 2024

[영국 시대극] <다운튼 애비> 시즌 1

1. 다운튼 애비 소개

그랜섬 백작 부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개의 시즌에 걸쳐 방영된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는 대표적인 영국 시대극으로 알려져 있다. '줄리안 펠로우즈'가 각본을 맡았고 1912년부터 1925년까지 긴 기간 동안 '다운튼 애비'라는 요크셔의 저택에 사는 '그랜섬 백작' 가문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귀족 가문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그려낸 작품이고 시대극의 교과서 격인 작품이라서 추천하는 시리즈이다.


2. 시즌 1의 줄거리

백작 부인과 세 딸

시즌 1은 그랜섬 백작 가문의 후계 문제로 시작된다. 타이타닉 사고로 인해 가문의 후계자인 패트릭이 사망하자 새로운 먼 친척인 매튜가 다운튼 애비로 오게 되고, 그러면서 집안의 그랜섬 백작 부부, 첫째 딸 메리, 둘째 딸 이디스, 셋째 딸 시빌, 그리고 아래층 사람들이라 불리는 저택의 하인들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드라마는 실제로 세계대전과 신문물의 도입 때문에 가부장제와 신분제가 힘을 잃어갔던 20세기 초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먼저 시리즈의 초반부에 매튜가 백작 가문에 오는 것은 당대 귀족 가문의 상속과 관련되어 있다. 당시에는 아들이 없으면 먼 사촌 친척 중 남자들에게 재산과 영지, 그리고 지위가 상속되었다. 그랜섬 백작 부부도 메리, 이디스, 그리고 시빌이라는 세 딸을 제외하고는 남성 후계자가 없어 사촌 중 크로울리 가의 장자 매튜를 상속자로 지정한다.


매튜와 메리

이러한 부당한 관습에 맞서기 위해 매기 스미스 배우가 맡은 그랜섬 대부인(그랜섬 백작의 어머니)과 그랜섬 백작 부인인 코라는 첫째 딸 메리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비록 지위는 물려받지 못해도 과거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던 어머니 코라의 부를 딸에게 상속하려 애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라와 대부인은 메리에게 적합한 짝을 찾아주고자 물심양면으로 노력한다.


이렇듯 여성들이 경제적 능력을 지닌 반려자를 찾아 사교계에 데뷔하고 사교활동을 하는 스토리는 브리저튼,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 다양한 영국 시대극에서 다뤄졌다. 다운튼 애비에서는 브리저튼 등과 다르게 사교계 데뷔 파티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고 다운튼에 다양한 지위를 가진 남성들을 초대해 메리에게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 주로 묘사된다.


하지만 콧대 높은 메리는 쉽게 짝을 찾지 않고, 결국 메리와 매튜 크로울리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앙숙이었던 두 사람이 서로 사회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에 끌리는 스토리는 아니러니하면서도 다운튼 애비 만의 로맨스를 형성한다. 하지만 메리가 매튜의 청혼에 답을 늦게 주고 매튜가 세계 1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시즌 1에서 둘의 로맨스는 결실을 맺지 않는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시빌, 메리, 이디스

<다운튼 애비> 시즌 1에서는 메리와 매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둘째 딸인 이디스와 메리의 경쟁관계,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셋째 딸 시빌의 이야기도 주목해볼 만하다. 뿐만 아니라 깨어 있는 중산층이었던 매튜와 크로울리 부인이 각각 법률과 의료계에 종사하는 것 또한 <다운튼 애비>가 <브리저튼>처럼 현대적 감각을 더했음을 보여준다. 당시 귀족들은 타고난 신분 때문에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운튼 애비>는 영국 시대극임에도 귀족 가문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조명한 점, 귀족만큼이나 하인들의 서사를 자세히 다룬 점, 진보적인 인물들을 설정한 점 등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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