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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Jul 24. 2024

6.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자유

관심 있는 것을 배우는 것은 축복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직후에는 흔히 말하는 '샤뽕'에 차올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12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똑똑한 학우들과 세계적 석학인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수업의 질은 높았고 학우들도 훌륭한 학생들이 많았지만 학교에 입학한 후 1달이 지나서 알았던 것 같습니다. 이 길은 (제 전공은) 제 길이 아니라는 것을요.


12년 동안 대학을 목표로 살았기에 처음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학 자체는 환경도 좋고 고무적인 환경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공 적합성이 낮아서 제 전공에서는 배울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은 생각보다 전공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문과일수록 취업률이나 과의 전망 등 생각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지요. 하지만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도 최소한의 관심사가 있는 전공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 맞는 전공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학교의 졸업규정은 꽤나 요구사항이 많았습니다. 130학점을 들어야 했고, 커리큘럼도 상세하게 짜여 있었기 때문에 무사히 졸업을 하려면 수업 선택의 자유도가 낮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서울대에는 학부생을 위한 졸업논문이 있습니다(의외로 졸업논문은 관심 분야에 따라 재미있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졸업요건을 테트리스하듯 맞추면서 관심 없는 주전공을 열심히 듣고 좋은 성적까지 받으면서 졸업규정을 채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전공마저도 주변 분들의 푸시에 따라 경영으로 선택했지만 이 또한 맞지 않아서 힘든 시간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열심히 노력하여 학점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했고 졸업규정을 채우는 것과 과제 수행 등을 모두 성실히 해냈습니다. 그리고 취득한 학력은 앞으로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만약 대학에서 보냈던 그 4년 이상의 시간들이 의미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저 학점을 채우려고, 졸업을 하려고 관심 없는 수업들만 들으면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결과는 남을지언정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것 중 한 가지는 바로 생각보다 전과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실제로 서울대 내에서도 학생 분들이 전과를 하시지만 다수로 봤을 때 이공계와 달리 문과 계열은 전출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복수전공을 하더라도 여전히 주전공은 남습니다. 원치 않는 전공으로 4~6년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정말 원하는 것을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공을 택할 때 학생들에게 신중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취업률도 물론 중요하지만 취업률이 낮다고 알려진 학과에서도 학생들은 제 갈 길을 찾아서 취업을 합니다. 즉 보여진 지표만으로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후회가 남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공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다 보니 해외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외국의 교육도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공통적으로 한국과의 차이점을 한 가지 발견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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