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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Oct 25. 2020

'담백한 영화 요리'의 에필로그


지금껏 애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쉬, 그리고 디저트까지 19개의 요리를 맛보았다. 다채로운 맛과 향기를 느끼셨는가. 배불리 맛보며 마음이 가득 찼으리라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담백한 영화 요리》에 걸맞게 덤덤하고 직관적으로 영화에 대해 풀어나가려 애썼다. 읽는 분들께 어떻게 닿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영화를 담백하고 소탈하게 읽고 쓰는 법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를 요리처럼 맛보는 콘셉트를 구상하기까지 오랜 고민의 시간을 거쳤다. 그리고 작가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기쁨을 느끼며 글들을 써 내려갔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100회 이상의 탈고를 거친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이 나면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수정하고 나의 글이 어떻게 하면 더 직관적으로 읽힐까 고민했다. 이곳저곳 손대다 보니 영화 요리의 메뉴판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어떤 흐름으로 그것을 전달해 드릴지가 명확해졌다. 그렇게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긴 흐름으로 우리의 필름 메뉴를 차곡차곡 채워 나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요리들을 정하고 인생의 흐름대로 배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각 영화의 내용과 주제를 곰곰이 생각하며 영화 리뷰를 삶의 순서대로 써 내려갔다. 먼저 음식을 주제로 한 영화는 인생을 전체적으로 보여주기에 애피타이저로 정했다. 


그리고 어렸을 적 지났던 성장기, 꿈으로 벅찼던 10대, 목표가 흔들렸을 때 초심으로 다잡는 극복의 시기, 그 꿈만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절을 순서대로 이야기했다. 그 후 연인과 가정을 이루며 새삼 느낀 부모님의 사랑, 어느새 돌아보니 그리운 과거에 대한 향수를 덤덤한 맛으로 전달했다. 


이 많은 메인 디쉬를 지나 영원한 클래식을 디저트로 선보이며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 완성되었고 인생은 감사로 채워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디저트에는 우리의 영화 요리들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클래식처럼 오래 남기를 원하는 마음이 담겼다. 


이렇게 즐거운 파티에서 풀코스를 맛보는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며칠 만에 책을 읽으셨을지 모르지만 천천히 맛을 음미하시길 바란다. 빨리 읽다 체하지 말고, 빠른 듯 느린 인생의 속도처럼 찬찬히 한 요리씩 드셨으면 좋겠다. 요리 한 그릇을 맛볼 때마다 깊은 풍미를 느끼고 삶이 흘러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지금껏 영화에 대한 글을 어렵게만 느끼셨던 분들에게 글쓰기가 더 자유로워지길 바란다.《세상에서 가장 담백한 영화 요리》가 여러분으로 하여금 영화에 대한 글쓰기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도왔다면 작게나마 역할을 다 했다고 믿는다. 지금껏 함께 음미한 담백한 영화 요리들처럼 영화에 대한 글쓰기도 담백하고 재미있게 느껴지셨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일기장을 공유하듯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솔직하고 덤덤하게 털어놓는 소탈한 글들이 많아지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담백한 영화 요리》를 함께 맛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진 출처: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스틸컷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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