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가르쳐준 것들]

삶의 슬픔과 기쁨 #10

by Jay D


"희망이 있는 곳에는 희망의 위험도 늘 있기에, 미래를 어떻게 꿈꾸어야 할까?라는 질문은 인류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다. 본성상 붙잡을 수 없는 희망을 자기 힘으로 성취하고 소유하고자 할 때, 희망은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


저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사역의 길을 내려놓고 진로를 다시 탐색해야 했던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길고 긴 터널 같았던 시간. 작은 희망이라도 찾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를 에워싼 상황들은 스스로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정에 없던 소중한 생명의 탄생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기쁨과 동시에 가장으로서의 막중한 무게를 안겨주었고요. 길어지는 취업 준비 기간은 제 어깨를 더욱 짓눌렀습니다. 희망이란 것을 제 힘으로만 움켜쥐어야 하는 목표물처럼 여겼던 때였습니다.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조바심 내던 저에게, 희망은 때로 '위험한 것'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압박감 속에서 저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삶은 늘 어두웠던 공간에 스며드는 작은 빛들로 채워지곤 합니다. 앞선 글은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삶의 어둠 속에서도 예기치 않은 선물로서 희망을 경험할 때 마음에 용기와 기쁨이 머물 공간이 마련된다."


제 삶의 어두웠던 순간에도 마치 선물처럼 다가온 세 가지 경험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교회 공동체였습니다. 가정의 어려움 앞에서 그들은 한두 번이 아니라 그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채워주셨습니다. 예기치 않은 도움과 따뜻한 관심, 그리고 묵묵히 저와 제 가족을 위해 드리는 기도는 메마른 제 마음에 단비처럼 스며들었습니다. 그들의 진심 어린 사랑이 없었다면, 아마 저는 그 터널의 끝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삶의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아이의 탄생이었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막연했던 기쁨은 아기의 작고 따뜻한 몸이 제 품에 안기는 순간 벅찬 감격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아이는 저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데, 저는 이 작은 존재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꼈습니다. 아이의 작은 손짓과 발짓 하나하나에서 그분이 심어놓으신 경이로움과 겸손함, 숭고함을 발견합니다. 아기의 순수한 눈빛은 저에게 사랑을 다시 배우는 일의 시작점을 알려주었습니다. 앞으로 이 아이를 통해 제가 얼마나 더 큰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될까요?


마지막으로, 길었던 취업 준비 끝에 찾아온 수습 마케터로서의 기회는 마치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것 같았습니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기회조차 찾기 힘들었고, 무엇인가 배우려 해도 큰 비용이 들어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수습'이라는 기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취업 그 이상으로, 좌절했던 마음에 다시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선물과 같았습니다.


이 모든 경험은 저에게 '희망'이 무엇을 가르쳐주는지 알게 했습니다.

일상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과 안정, 그리고 보람의 계기가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제 힘으로 희망을 잡으려 할 때는 조급함과 압박감에 짓눌렸습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사랑으로 흘러들어오는 작은 순간들이 모여 큰 빛이 되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희망은 모든 존재 사이에서 역동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마치 서로에게 환한 웃음이 되고 작은 기쁨을 나눌 때, 우리의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깊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누리는 참된 기쁨은 마음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우리를 더욱 너그럽고 다정하며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게 합니다. 서로의 빛이 되고 서로의 기쁨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한 성숙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랑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되리라 믿습니다


인생의 터널은 어쩌면 끝없이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어려움이 또다시 찾아올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제 저는 압니다. 희망은 결코 혼자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처럼 찾아오고 또 우리가 서로에게 되어주는 그 따뜻한 관계 속에 늘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는 길고 어두웠던 터널 속에서 희망이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삶의 모든 챕터가, 사랑을 다시 배우며 성장해 나가는 저의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작가의 이전글[애지욕기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