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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Oct 24. 2022

아이와 함께하는 한자 여행10/인정이라는 기록


칭찬 스티커 붙여야지

초보 운전 동기인 친구와 이야기하다

운전하고 나서는 다이어리에

엄지척 스티커를 붙인다고 말했다.


달력에 늘어난

스티커와 주행 기록이

보이지 않던 자신감을 준다고.


요즘은 차에 앉으면

유튜브 운전 영상을 계속 보는 대신

일단 운전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생각이다. "

친구의 대답을 듣는데

며칠 전  아이 모습이 떠올랐다.


이건 하트 꼭 줘야 해


아이는 방과 후 수업으로 웹툰 그리기를 배운다.

매주 아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다.

수업 시간에 그린 그림이

선생님께서 안내해주신 사이트에 올라왔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둘러보다

좋아요 버튼을 발견했다.

아이가 안 볼 때 좋아요 버튼을 눌러줬더니

여기 하트가 있네 하며 아주 좋아했다.


로그인 없이 계속해서 하트를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아이는 자기 그림에 많은 '좋아요'를 누르고

흐뭇해했다.


인정을 바란다.

인정 욕구를 말할

나는 인정이라는 말이 계속 모호하게 느껴졌다.


인정認定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


안다고 생각했던

인정이라는 글자의 한자를 다시 본다.

인식 認識에도 쓰이는

알다 인認

정의 定義에도 쓰이는

정할 정 定자가 만나

인정認定이라는 글자를 만든다.


인정은 주로 외부에서 왔다.

남의 말을 듣고

나는 어떻구나

스스로를 알아가고 평가하는 데  익숙했다.

자기 객관화, 사회화의 과정 같기도 했다.

남의 인정에 휘둘릴 때도 많다.


나의 좌절과 뿌듯함이 궁금해질 때

내가 남긴 시간을 돌아봐야겠다.

스스로 칭찬 스티커

붙이는 마음으로

오늘을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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