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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Oct 26. 2022

아이와 함께하는 한자 여행12/마음이 여리다


라바는 말 안하는게 말이에요


준이는 만화 '라바'를 좋아한다.

나는 봐도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더라.

대사도 거의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 이해도 잘 안갔다.


아마 집중해서 보지 않아서일까?

라바에는 말도 안나오는데 재밌어?라고 물어보니

준이가 대답했다.

"말 안하는게 말"이라고


모순적인 아이 말이 재밌었다.

그리고 맞는 말 같았다.

'비언어적 표현'인가?

아무튼 말로 하지 않는 것도 알아채는 아이가 대견했다.


준이가 마음이 여려요

주변에서 여러 번 들은 말이다.

역시 마음이 여린 나는 그 말이 신경 쓰인다.

아이는 내가 아닌데도

나와 비슷한 고민, 상처, 기쁨을 가질 것만 같다.


어머니와 함께 만두를 만들다

밀가루 반죽을 만져보았다.

부드러워서 손으로 누르는대로 모양이 바꼈다.


'마음이 여리다'는 중국어 표현이 생각났다.


心軟( xīn ruǎn )


마음 심心에 연할 연軟을 붙여쓴다.

'마음이 여리다'라는 표현을 들을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었다.

쉽게 부서지는 과자 부스러기

 

강철 멘탈과 반대되는

쉽게 멘붕에 빠진

갈등이 싫어 피하는

위기에 빠진 순간 나는 그런 모습이라 생각했다.

이게 다 내 마음이 여려서 그렇다고


하지만 마음이 꼭 단단한 강철 같아야 하는걸까?

외부의 자극에 꿈쩍도 없이 뜻을 펼칠 때도 있고

외부의 손길에 맞춰 모습을 바꿀 때도 있다.

둘 다 스스로의 선택이고

자신의 모습이다.


마음 여린 엄마는

마음 여린 아들을 너무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가진 부드러움, 섬세함도 재능이니까.

그리고 자신의 의지대로 스스로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답게 단단해지기도 한다.

나부터 그렇게 하고 싶다.

두려움이 생기더라도 내 뜻대로 한걸음씩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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