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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Oct 27. 2018

나에 대한 격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종종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나의 마음가짐과 일련의 행동, 모든 습관들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남들에게서 듣는 격려의 말도 힘이 나지만 내 스스로에게 하는 격려의 말은 생각보다 그 효과가 무척 큰 것 같다.


 많은 강사들이 이야기한다. 스스로와의 대화 시간을 가지라고. 자기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져주어야 하며,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사실 이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실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과의 대화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내면의 자신이 말을 걸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내면의 소리를 거부한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격려’라는 것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이라고 한다. 조금은 불안하고, 조금은 의심스러울 때 스스로에게 용기와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곧 강직한 성품으로 드러날 것이다.


 내가 조금이나마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조금 더 멀리 내다봄으로써 지금을 현명하게 살아낼 수 있는 것. 여유를 가지고, 쉽게 분노하지 않고, 쉽게 눈물 짓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수 있는 것.
 지금까지 크게 후회되는 일은 없다. 모든 것이 다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앞으로를 살아갈 힘의 원천이 된다.
 10년 뒤, 20년 뒤 나는, 정말 꿈꾸던 대로 살고 있을까?
-2015.01.    

  사실 어느 누구에게도 능력이 있다, 없다, 미래가 어떻다 함부로 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처해있는 환경이 다르고, 또 누구에게나 기회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누구보다 떳떳하며 활기찬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현재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어렴풋이 그려진다고도 한다. 누구에게도 확실하다할 수 있는 미래는 없고, 어떤 일이 닥치게 될 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는 엄연히 드러나게 되는 법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머릿속에 그려보곤 한다. 누구나 꿈꾸는 자신의 모습이 있지 않은가? 어릴 적, 어디선가 보았던 짧은 말이 아직도 기억에 깊게 새겨져있다. 매일 꿈꾸다보면 어느새 그 모습이 현재 자신의 모습이 되어있을 거라는 말. 나는 그 말을 어느 정도는 믿게 되었다. 어린 시절에 꿈꾸었던 나의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매일같이 생각하다보면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찾아보게 된다. 사람은 그런 것에서 제일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즐거움도 좋지만 온갖 노력을 기울인 뒤에 얻게 되는 것은 그 깊이부터가 다르다. 오죽하면 눈물겹다는 말까지 있을까! 조금만 힘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아마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 것이다. 그 기쁨이 얼마나 크고, 값진지를.


 나와 같은 나이의 또래가 나보다 더 성공적이고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을 때, 그와 나를 쉽게 비교하게 된다. TV속에 나오는 연예인, 강연하는 사람들, 유명한 작가나 요리사, 전문직의 사람들 등등……. 그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있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 쉽게 판단하게 되는 것 같다. 조금만 더 살펴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그만의 삶에 충실하고, 투철하게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기울인 노력만큼 자신의 모습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앞으로 달려 나가다보면 때로는 절망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 격려의 한 마디는 또 한 번 힘이 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서 혹은 나 자신에게서 듣게 되는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는 한 마디가 때로는 우리 마음속의 물풍선을 바늘로 쿡, 찌르게 된다. 아마도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들은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리라.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마음이 흔들거릴 때 다시금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값진 행복은 순간의 쾌락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우리는 값진 행복을 얻기 위해서 때로는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게 될 때, 누군가가 일깨워준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격려가 없을 것이다.

 요즘 20대를 가리켜 자존감 결핍 세대라고도 한다. 10대, 20대 사이에서는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가 이슈가 된다. 한 취업전문포털에서는 10대, 20대의 절반이 ‘현재 자신의 자존감이 낮다’고 설문에 응했다고 한다. 이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자존감이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꼭 이루어야만 하는 과업이 주어지고, 그것을 이루고 나서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과업이 주어지니 도무지 성취감을 느낄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남보다는 잘 해야 한다는 경쟁구도 속에서 살아왔기에 더욱 타인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남들보다 예쁘고 잘생겨야하고, 너무 마르거나 통통해서도 안 되고, 학교 성적도 좋아야 하고, 누가 들어도 괜찮은 직장에 취업을 해야 하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조건이 맞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해야 하고…….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드라마나 웹툰 등을 접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내곤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걸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주변에서 생기는 그 어떠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게 된다. 어차피 나는 나의 길을 가면 그만이니까. 타인이 세우는 기준에 나 자신을 맞추게 된 건, 어쩌면 아주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그래왔기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남들과 비슷하게, 튀지 않게 살면서도 그보다는 잘나게 사는 것.

 이건 도무지 해낼 수도 없고, 우리에게 너무 어려운 과제가 아닌가?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를 살아갈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영화《안녕, 헤이즐》의 원작소설인《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는 16세 소녀 말기암환자 헤이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헤이즐은 암 환자 모임에서 어거스터스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있다. 그렇지만 그 둘은 얼마든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 어거스터스는 죽기 전 편지를 한 통 남긴다. 그 중에서 ‘진정한 영웅’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진정한 영웅은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진정한 영웅은 사물을 알아채고,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이죠. 천연두 백신을 발명한 사람은 정말로 뭔가를 발명한 게 아니에요. 그저 우두를 앓는 사람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거죠.
-존 그린《잘못은 우리별에 있어》中.    

 무언가를 성취하고, 커다란 업적을 남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곧 영웅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삶의 주인이 되었다는 뜻이 아닐까? 남과 비교하고, 자책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어거스터스가 남기고 간 편지에서처럼, 진정 살아있는 것에, 사소할 수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곧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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