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우리 동네 산 고양이들 1편

by 하얀 연


지금까지 제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모두,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의 하루를 기록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가끔은 토요일에도 그 아이들을 만날 수 있죠. 하지만, 고양이는 제 직장 근처뿐만 아니라, 제가 사는 동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들만의 고유한 자리를 지키며, 같은 동선을 따라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다만, 제 사는 동네와 그 인근은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직장 근처와는 다릅니다. 고양이가 그저 지나가도, 반갑게 맞이하는 분위기는커녕, 그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부족한 곳입니다. 정말 작은 관대함을 기대하는 것도, 이곳에서는 아예 터무니없는 일인 듯 느껴집니다.



사실, 제가 지금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고양이 침 성분에 알러지가 있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한 상태였고, 강아지만 키우던 시절에는 고양이를 무서워했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고양이를 혐오한 건 아니었죠. 그런데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고, 일부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처럼 알러지가 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양이를 특별히 대하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혐오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싫어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저 속상하고 마음이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제가 사는 동네의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피해 다니며, 숨어서 지내기 바쁩니다. 때때로, 길을 잃고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치면, 겁에 질려 떨며 울기도 합니다. 그랬던 우리 동네는 사실, 한때 고양이가 정말 많았습니다. 밤에 산책을 나가면, 서너 마리는 기본이고, 새벽 시간대에는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야행성이긴 하지만, 그 시간대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 마음 놓고 화단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길거리를 천천히 거니는 고양이들을 볼 수 있었죠.



그러나 어느 날, 이유도 알 수 없이, 갑자기 모든 고양이가 사라졌습니다. 마치 미스터리처럼, 어느 순간부터 그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 다시 두세 마리의 새로운 고양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었지만, 그 때의 고양이들이 느꼈던 외로움과 공허함은 아직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새로운 고양이들 중에서, 제가 사는 동네 뒷산에 살고 있는 두 마리 고양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매번 그곳을 지날 때마다,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턱시도 무늬의 한 마리는 포동포동하고 크기가 꽤 큽니다. 얼굴도, 몸도 크게 자라서 그런지 아주 잘 먹는 것 같아요. 말을 걸어도, 심지어 엉덩이를 만져도 꿈쩍하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그 옆에는, 체구가 작은 애매한 카오스 고양이가 있는데, 이 녀석은 낯을 가려서 다가가면 하악질을 합니다. 입 주변에 상처가 많이 나 있어서, 아픈 듯한 모습이 보이고, 목소리도 잘 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 산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잘 살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그 비밀은 바로 누군가의 손길 덕분인 것 같아요. 산이라, 아무리 산 주변에 아파트들이 많아도, 어떻게 고양이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했는데, 그곳에는 물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매일 이 산에 와서 돌봐주는 게 아닐까 싶은데, 그 사실을 알게 되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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