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왕을 유혹하라!

by woon

콩쥐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은 오히려 계모와 팥쥐를 더 불안하게 했다. 행여 콩쥐가 살아 돌아온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계모는 쥐로 살았던 시절에 최고의 행복은 배불리 먹는 것이었고, 사람이 되어서는 팥쥐를 위해서 살았다. 그러나 궁궐에서 누리는 권력의 맛을 본 후로 계모는 더 높은 자리가 탐이 났다. 이제 팥쥐의 행복보다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해졌다. 팥쥐가 왕자와 결혼한다면 자신도 죽을 때까지 그 권세를 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왕자의 마음은 콩쥐에게 있었기 때문에 계모는 불안했다. 계모는 영화를 누릴 수 있는 더 확실한 보험이 필요했다.


계모는 새로운 계략을 모색했다. 계모는 왕비를 잃고 수년간 독수공방 하고 있는 왕과 딸 팥쥐를 결혼시킬 음모를 꾸몄다. 만약 팥쥐가 왕과 결혼만 한다면 모든 권력을 자신이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계모는 팥쥐에게 꽃단장을 시켰고 속살이 비치는 옷을 입혔다. 팥쥐는 엄마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엄마, 왕자님도 안 계시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어?”

“딸아, 엄마에게 계획이 있어, 넌 엄마만 믿고 따라오면 돼!

“엄마, 나도 알아야 도와주지!”

“팥쥐야, 왕자한테는 희망이 없어, 너도 알겠지만, 왕자는 콩쥐를 사랑해! 왕자가 콩쥐와 함께 돌아온다면 우리는 궁에서 쫓겨나는 거야!

“그래서 계획이 뭐야?”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계모는 왕이 항상 같은 시간에 밤 산책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일 같은 시간 그 길목에 팥쥐를 새워 놨다. 왕은 처음에 팥쥐를 만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며느리니까!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팥쥐를 볼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왕은 밤 산책이 기다려졌다.


계모는 왕이 자신의 계략에 넘어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팥쥐에게 당분간 산책하러 나가지 말라고 했다. 하루, 이틀, 사흘..... 산책길에 팥쥐가 보이지 않자 왕은 궁금해졌다. 아니, 왕은 팥쥐가 보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왕자가 없는 상황에서 며느리가 될 팥쥐를 찾아간다는 것은 부적절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왕은 팥쥐가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왕은 하룻밤에도 여러 번, 밤 산책하러 나갔다. 그러나 팥쥐를 만날 수 없었다. 계모는 이런 상황을, 상궁을 통해 다 듣고 있었다. 왕은 계모의 덫에 걸려들었다. 결국 참다못한 왕은 계모를 불쑥 찾아갔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습니까?”

“네, 폐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왕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폐하 찾고 계신 게 있으신지요?”

“아... 아니오. 그런데 팥쥐가 보이지 않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팥쥐요? 요즘 도통 방에서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 어디 아픈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식사도 잘하고 있습니다.”

“어허, 그렇게 가벼이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 오늘 직접 어의와 함께 며느리의 처소에 가서 진찰해야겠소!”

“폐하, 마음 써 주셔서 황송하옵니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제가 잘 돌보겠습니다.”

“어허, 고집부리지 마십시오. 오늘 찾아간다고 이르시오”

“네, 폐하 그렇게 전하겠사옵니다.”


모든 것이 계모의 계획대로 진행되어 갔다.




그날 오후, 왕은 어의와 함께 팥쥐의 숙소를 찾았다.


“전하 납시오!”


내관의 나긋한 목소리가 방 안으로 들려왔다. 계모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팥쥐는 계모의 도움으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왕은 속이 비치는 옷을 입고 있는 팥쥐의 모습에 심장이 터질 것같이 요동쳤다. 왕은 달려가서 안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팥쥐의 맥을 짚는 어의가 부러울 지경이었다.


“어떤가?”


이 말은 팥쥐의 손목을 잡아보니 기분이 어떤가를 줄인 말로써 나도 잡아 보고 싶다는 왕의 속마음이었다. 팥쥐는 건강했다.


“폐하, 팥쥐의 병은 제가 잘 압니다.”

“병을 알고 있다니, 그래 그 병이 무엇이요?”


계모는 머뭇거렸다.


“어서 말을 해보시오, 조선 최고의 명의가 여기 있지 않소!”


침묵이 흘렸다.


“어허, 어서 말해 보시오, 병을 알아야 고치지 않겠소?”

“전하, 상사병입니다!”


상사병이라는 말에 임금이 헛기침을 했다.

팥쥐에게 결혼할 왕자가 있는데 상사병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어머니, 부끄럽게......,”

“이것아, 가만히 있어!”


계모는 팥쥐의 말을 막았다. 왕의 마음은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 줄 수 있소?”

“폐하이옵니다.”


계모는 거침없었다.

옆에 있던 어의가 어찌해야 할지 안절부절못했다.

왕에게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

어의와 계모는 조용히 방에서 나왔다. 그날 밤, 팥쥐는 왕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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