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하든, 시간이 흐른다.
요즘 같으면, 시간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또 그래서 좋은 것들도 분명 있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시간에 기댄다. 기댈 곳이 시간밖에 없는 인간은 그래서 무력하다.
인생이 뭔지 모르겠다.
마냥 낙관할 수도, 그렇다고 비관할 수도 없다.
무엇으로 사는지 모를 일인데, 또 와중에 웃고 떠들고 어느새 배가 고파 밥 생각이 난다.
연말은 격려와 위로와 희망, 후회가 한데 섞인다.
무엇 하나에만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살았는지, 1년을 되돌아보는 일을 이제 와서 한다. 뒤늦었다면 뒤늦은 일을, 다가올 1년을 앞두고 하루라도 빠르다 싶게 해 본다.
작년엔 11월 말에 왔던 눈이 올해엔 이제야 온다. 기다렸던 사람들에겐 늦고 한 해를 보내기 아쉬운 사람들에겐 어쩌면 빠를 첫눈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맞이한 첫눈이다. 그다지 설레지도 않은 첫눈에, 설렌 듯 발을 동동 굴리는 아이들 덕에 그나마 창밖을 내다볼 용기를 얻는다.
대체로 다행스러운 것들을 붙잡고 살아가는 것 같다. 점점 그런 것 같다. 그러는 중에 웃고 떠들고, 그러다 배가 고프면 밥을 해 먹고, 격려와 위로도 주고받았다가 후회와 희망을 번갈아 가슴에 싹 틔웠다가, 그럼에도 희망에 좀 더 무게를 달아 이왕 맞추지 못할 균형이면 희망 쪽에 힘을 실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
살아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