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이렇게 피곤한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 체력만큼은 좋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알고 보니 젊어서는 잠을 많이 자서 깨있는 동안 잘 버텨온 거였구나, 느낀다. 내 마음대로 잠들 수 없고, 일어나는 건 더 그럴 수 없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생각도 이것 하나다.
아... 아이들 등원 후에 좀 자고 싶다...
그럴 때마다 나와 아이들보다 먼저 일어나 이미 출근하고 없는 남편이 위대하기 그지없다.
나는 가을에 더 취약하다. 싸늘한 바람에 코도 간질간질, 콧물은 물론 자칫 컨디션이 안 좋으면 재채기 지옥에 갇히게 되고 눈까지 건조해 하루 종일 까끌거린다. 건조하면 그러기만 할 것이지, 눈물은 왜 이렇게 나는지.., 눈이 시리고 눈물이 자꾸 고여 눈꼬리가 부르트기도 한다. 버릇처럼 눈꼬리를 닦아내는 탓이다.
할 일이 태산인데 몸은 천근이다.
매달 해내야 하는 과업이 없다면 그나마 붙들고 있는, 내가 글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까지 이불 안에 고이 묻어둘 듯싶다. 최근,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질책다운 질책을 받았고 이대로 가다간 글이고 뭐고, 나는 뭣도 아닌 사람일 것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꼭 불안하면 드는 생각이 아이들인데, 두 아이들만큼은 내가 자라면서 느꼈던 부족함이나.., 지금에 와서 하는 후회 같은 걸 똑같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의 미래가 불안할수록 두 아이들의 세상도 같이 작아지는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눈앞에 이고 져야 할 짐이 있어야 그걸 들어볼 요량으로 힘을 내듯이, 질책이나 불안함 따위가 나를 움직일 동력인 듯싶다. 힘들어도 결코 놓을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도리어 공부가 부족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 걸 보면.., 고래를 춤추게 하는 건 아마 따끔한 충고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