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심

by 향작

2026 새해가 밝았다.

작년 한 해는 표면적으론 무탈하거나 어쩌면 좋은 기회와 시도, 도전과 일말의 성과가 있던 한 해였다. 하지만 ‘나’라는 인간의 성장에는 너무 높은 파도가 담처럼 드리운 한 해와도 같았다.


아무리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지만, 실제로 나 하나 변화시키는 일이 어쩜 이렇게 힘들 수가 있는지 나날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부족한 에너지를 탓하며,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 이유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걸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도 힘들었다. 매일같이,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다짐, 이대로는 내가 난 자리에 결국 후회만 가득일 거란 생각에도 달라지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닥친 어떤 상황이 또 어떤 결심을 하게 만든다. 비로소 달라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거라는 생각. 이것이야말로 전화위복이 아닐 수가 없다는 확신이 드는 것이다. 내가 좀 더 단단해지고, 우리 가족이 끈끈해지는 기회, 이로 인해 나의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면 기꺼이 파도에 맞서고 풍랑을 헤칠 준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동안 어떻게 변해야 좋을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혼란스러운 나머지 탓할 구석을 찾기 바빴다. 내가 이렇게 자기 관리가 되지 않는 데에는 분명 어떤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러면서도 마치 깨어있는 사람처럼 나의 지난 실수와 과오를 다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스스로를 한 뼘 더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겐 아직 무수히 많은 인생의 숙제가 남아있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어떤 회한보다는 당장의 하루와 기어이 오고 마는 내일에 대한 어떤 결심만이 필요할 뿐이란 사실을, 더 아로새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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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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