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도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굿파트너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일지도
최근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면 [굿파트너]인데, 뒤늦게 넷플릭스를 통해 보기 시작하여 어제 방영한 회차까지 보았다. 이혼 소송을 하는 온갖 부부 온상들이 나오며, 부부란 무엇인지부터 가족과 자식에 대해 수많은 상념을 남기는 드라마인 듯하다. 평소 불륜에 대해 사랑이라고 표현되더라도 꼭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간통죄 폐지에 대해 적극 지지까진 아니더라도 개인의 아주 내밀한 마음과 관련한 일에 법적 잣대를 들이밀 순 없다고 생각해 왔다. 만약 나의 배우자가 내게 그런 상처를 가하더라도, 나쁜 남편일지언정 좋은 아빠로서의 역할은 지켜줘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극히 겪어본 적 없어 손쉽게 해 볼 수 있는 상상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슷한 생각이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대체로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과 양육권 분쟁이 일어나는 현상을 두고 입장이 흔들리기도 했다.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일순간 삶이 무너져버린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움을 넘어 한탄스러웠다. 결혼이란 약속을 무참히 깨버리고 소중했던 사람과 지저분한 분쟁을 일으키는 이유가 딱히 대단할 것도 없는 불륜 행위라니. 얼마나 한심하고 저질스러운가. 자녀가 받게 될 상처까지 헤아리자면 용서 따위, 아무리 신이라 해도 그냥 넘어가진 말라고 부득부득 당부할 듯하다.
어제 방영한 [굿파트너] 8회를 보다 끝무렵에 나온 내레이션이 마음에 울림을 준다. 대본을 집필한 작가의 본업이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점에서 드라마 자체가 굉장히 현실 반영을 잘한 데다가, 이혼 가정이나 자녀의 상처, 가족과 부모의 역할 등에 대해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내가 이 드라마를 좋게 보고 있는 이유다.
극 중 차은경과 한유리를 두고 굿파트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아주 깊숙이는 한 가정을 이룬 부부는 물론 자녀와 부모의 관계야말로 서로가 서로에게 굿파트너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함의하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를 보다가 굉장히 고마운 사실 하나는, 단 몇 줄의 내레이션으로 인해 내가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뿐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사랑하고자 하는 노력과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식과 진심을 이 아이들이 지켜주려 노력하고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나와 나의 배우자 그리고 어여쁜 두 아이들이 내 생에 최고의 굿파트너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모든 부모가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도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의 방식과 그 진심을 지켜주려고 매 순간 부단히 애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게 아이들이 부모를 사랑하는 방법일까?
-드라마 [굿파트너] 8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