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결혼하고 싶어하는건 아닌데요

더 이상 쓸데없는 가족모임은 안 가기로 했다

by 강아

명절 때마다 모이면 고모는 막말을 건네온다. '결혼 안 하니? 그래도 나이 들면 다 하더라'항상 친가에 가면 배려 없이 말하는 고모들이 제일 스트레스다. 난 그들에게 그들 자녀를 묻지 않는데, 그들은 관심이란 말로 내 신경을 긁기 일쑤이다.


'제 인생 대신 살아줄 거 아니면 참견하지 마십시오'

라고 속으로 말한다. 결혼하지 않은 세대가 절반을 향해 가고 있는 마당에 그녀부터도 결혼이란 제도에 따른 불합리함과 단점이 있는걸 제일 잘 알면서도 본인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너도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이 불편하다. 그녀도 분명 결혼생활 중 싱글을 부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시댁 가족모임, 명절에 며느리는 일하고 남자는 일하지 않는 불평등함, 맞벌이를 해도 더 많은 비중으로 해야 하는 가사노동. 하지만 그런 것들을 내가 만든 가정이니 깰 수 없다던지 체면 때문에 꾸역꾸역 해놓고선 남을 자신과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것처럼 폭력적인 게 있을까.


그녀의 자식에게 내가 뭐라고 한 적은 없다. 조카들도 원치 않게 끌려온 모임자리에서 관심으로 표방된 오지랖을 들으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녀는 메타인지가 안 되는 사람이었다. 본인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에 상대방이 어떤 피해를 입는지도 모르고, 상대방이 뭐라고 하면 '그러니, 몰랐네'라는 말로 무마할 사람이었다. 그녀와 같이 일할 직장동료나 주변인도 얼마나 속을 끓일지 훤히 보였다.


하지만 가장 열받는 건 역시 아버지다. K장남답게 가족모임엔 참석해야 한다고 은근히 알력을 넣으면서 막상 참석하면 아무런 디펜스도 해주지 않는다. 본인 동생들에게 자식이 공격받고 있는 걸 뻔히 보면서도 점잖음으로 표방된 침묵으로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다. 내 자식이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개입할 것이다. 그보다도 먼저 그 자리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 것이다. 더 이상 쓸데없는 가족모임은 안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