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유목민이던 나는 꽤 많은 운동을 한 이후에 요가로 정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배운 운동은 이러했다.
복싱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해서 배웠다. 집 앞에 있었는데 샌드백을 치다가 스파링을 했더니 거의 초보였던 나는 상대방에게 계속 얻어맞기만 했다. 작정하고 때리는데 맞는 건 정말이지 너무 아팠다. 가드를 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맞을 뿐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만두고 말았다.
골프도 마침 근거리에 있었다. 골프장은 부부가 운영했는데 여사장님이 참 친절하셨다. 물론 남자사장님도 친절했고 남사장은 레슨을 했다. 여사장은 내가 출근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남사장이 바람을 폈단 이야기를 했다. 어쨌든 두 분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남사장을 볼 때마다 복잡한 심경에 빠졌다. 와이프가 말하고 다닌 단 걸 알까, 본인은 바람을 펴놓고 이젠 안 그러니 괜찮다는 입장인가, 왜 결혼을 유지하는가도 궁금했지만 그런 게 부부의 세계거니 하며 마침 골프에 대한 흥미도 떨어져 그만두게 됐다.
필라테스는 회사 동료와 같이 다녔다. 그때 한참 필테가 유행이어서 시작하게 됐는데 수강료는 꽤 비쌌다. 하지만 그땐 대출로부터 자유롭고 차도 없었으므로 생활은 그때가 더 윤택했던 것이다. 필테는 꽤 정적인 운동이라 잘 맞았다. 그러다가 회사 동료가 퇴직했고 재정적 이슈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됐다.
그러다 러닝유행이 돌고 몇 번 모임을 나가기도 했지만 너무 숨이 차고 단체로 하는 운동은 잘 맞지 않아서(러닝을 혼자 하기도 했지만 강제성이 없으면 잘 안 하게 된다.) 한동안 걷기를 하다가 걷는 동안에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도 버거울 때쯤 요가를 시작하게 됐다. 이전에도 요가를 배웠는데 강사가 너무 잔소리가 심하고 훈육하듯 말하는 스타일이라 그걸 들으러 학원에 가긴 싫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게 된 건 저렴한 수강료 때문이기도 했는데 한 달에 5만 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다. 마침 어머니가 추천하기도 해서 시작한 요가는 이전처럼 코칭이 심하지도 않았고 강도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초심자가 하기에는 강한 강도이긴 했지만 요가선생님은 '재등록 인원이 적어서 강도를 세게 했다'라고 말했다. 재등록 인원이 적으면 쉬운 코스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어쨌든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이제 일 년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