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클래스에 가다

by 강아

요가에 한참 빠져들 무렵, 선생님은 제안을 했다. 나는 단체활동, 단톡방을 혐오하는 사람이라서 요가수업의 단톡방도 참여하고 있지 않았는데 때는 연말즈음이었다. 요가원에서 주최하는 연말모임에도 사람들은 포트락을 한다, 참석자명단에 체크하라 등 말이 많았지만 단톡방에 참여하지 않는 나는 그런 강요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결국 가지 않았다.


요가원에선 화목 수업이 있지만, 격주 토요일마다 수련을 했는데, 이 수련이란 것은 시퀀스를 강사가 구령해 주는 것이 아닌 본인의 시퀀스에 맞게 각자 운동하는 것이었다. 이걸 모르고 '수련 나오세요'라는 말에 아무것도 모르고 갔던 초급 시절의 나는 결국 사람들이 수련하는 걸 따라 하다가 뭘 해야 할지 몰라 멀뚱이고 있으니 '업독과 다운독 반복하세요'라는 말에도 그 동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애니웨이, 그날 가는 원정수업은 강사의 스승이 하는 요가원에 가는 것이었다. 카풀을 한다고 했고 내 차로 가도 되고, 태울 용의도 있는데 강사 차에 같이 타고 가게 됐다. 아침에 늦는 회원 등을 케어하고 나니 '늦으면 안 되는데'라고 그녀가 말했다. 카풀에는 한 명 더 탔는데 그녀는 나와 다른 타임이라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조용히 있는 스타일이지만 조수석에 앉아 이야기를 해야 했고 '외국에 나가서 요가수련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강사는 '본인도 해본 적은 없다'라고 했다. 그러다가 요가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선생님은 전공은 다른 걸 했지만 요가가 잘 맞아 업으로 삼게 됐다고 했다. 나도 전공은 경영을 했지만, 회사도 적성에 안 맞고 다른 직무로 변경하고 싶었다. 요가를 선생님처럼 잘하면 나도 전향했을 법도 한데 아직 그 정도 실력은 되지 않는다.




요가원에 도착해서 눈에 뜨인 것은 벽에 붙어 있는 아쉬탕가 시퀀스였다. 그동안 선생님이 하는 걸 따라 해보긴 했지만 각가의 동작이 산스크리트어로 쓰여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동작을 눈으로 본건 처음이었다. 그걸 보니 어느 정도 틀이 잡히는 것 같았고 요가원장은 종이를 하나 주었는데, 요가를 할 때 구령을 하는 게 있다. '옴 샨티 샨티 샨티~~'와 같은 말을 우리말로 해석해 놓은 종이였다.


우리 요가 선생님은 원정 나간 그 요가선생님이 실력이 있어, 지금 강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도 주말에 가서 수련을 한다고 했다. 수업은 2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는데 일단 시퀀스를 한 사이클 돌린 다음에 각각 동작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순이었다. 사실 상세히 설명하는 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건, 일단 한 시퀀스를 돌리고 난 후 배도 고팠고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요가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갔다. 역시 식사자리에서도 대화를 주도하지 않는 성격이라 식사장소를 물색한 분께 '이 지역 분이시죠, 그래서 맛집을 잘 아시는구나'와 같은 공치사를 했다. 물론 식사가 맛있기도 했다. 오리를 좋아하지 않는데 훈제가 되어 있어서 보양도 되는 것 같았다. 식사를 하고 다 같이 빵을 사러 갔다. 사실 빵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작은 것만 하나 사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카풀을 했다.


돌아갈 때는 한 명 더 타서 4명이 타고 왔는데, 나머지 한 명은 갈 때 다른 차를 타고 갔다가 사람들의 말이 많아 기가 빨렸다고 했다. 그 차를 타지 않았지만 어땠을지 알 것 같았다. 요가가 좋다고 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동작을 신경 쓰지 않고 내 동작에만 신경 쓰고 그로 인해 나아지는 걸 매일 겪는 것 때문이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큰 신경을 쓰지 않고 내면에 몰두하는 성격이라 요가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고 느꼈다. 어쩔 수 없이 타인과 부대껴야 하는 오늘 같은 날도 있지만, 원래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것이다. 집에 와선 '그 말은 안 해도 됐는데'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요가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꽤나 흡족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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