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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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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담 Jan 04. 2018

수신자 부재 통화

지금 거신 번호는 얼음 번호입니다.

긴긴 통화 끝

그대의 노곤한 숨결이

안심으로 다가올 때

나는 새삼 사랑을 느꼈다오.


가벼이 안부를 묻는 전화도

한참이나 서로 말이 없는 전화도

참 많이 하지 않았소.


이 긴 새벽을 말이오.

결심을 겹겹이 쌓아 올린

유리 성처럼 생각했었다오.


굳건히 서있다가도

당신의 손길 한 번에 무너지지 않소.

그 조각이 나를 할퀴지 않소.

그럼에도 보석처럼 면면히 아름답지 않소.


나는 매일 밤

기어이 당신 손에 부서지기를 바라 왔다오.


참 애닲소.

황량한 석회와 규소의 벌판에

서릿발 같은 설움이 남고

시린 꿈을 깨어줄 당신만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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