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스케치>

한번뿐일 나의 23세를 위한 영화

by FREESIA
근심 걱정 하나 없는 그런 순간을
가져본 적 있어요?
단 한 번이라도. 모든 것이 완벽한...
출처: 영화 <청춘스케치>

23살의 나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였다. 어렸을 적부터 대학을 졸업하게 될 23세를 꼽으며 그 날이 오면 직장을 얻고 어른이 되어 있겠지, 머나먼 미래처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 <청춘 스케치>에 등장하는 4명의 친구들도 갓 대학을 졸업하고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방황한다. 사실 이 영화의 원제는 <Reality Bites>라고 한다. 즉 이상과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레이나와 트로이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힘들어한다.


레이나는 친구들과 본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청춘을 주제로 한 그들의 고민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비디오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인턴으로 방송계에서 일하곤 했지만 같은 업종임에도 자신이 원하던 일과는 거리감이 있음을 깨닫는다.


한 번이라도 뭔가를 시도해봐.
노력하란 말이야. 지금 해.
세상은 널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출처: 영화 <청춘스케치>

트로이는 평소 기타를 치며 음악을 즐길 줄 안다. 사실 그는 아이큐도 꽤 높을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이다. 주로 철학과 천문학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 특히나 그는 우리 눈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 테다. 그에 반해 현실은 부조리함으로 가득하며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다. 레이나와 싸우는 장면에서 아버지의 병명을 언급하며 무엇 때문에 평생을 바치며 무의미하게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냐고 말하는 부분에서 잘 드러나듯이 말이다.


거봐 우린 이것만 있으면 돼.
담배 몇 개비, 커피 한잔 그리고 약간의 대화. 너, 나 그리고 5달러.
출처: 영화 <청춘스케치>

그리하여 레이나와 트로이는 그런 삶에서 작고 소소한 일에서부터 행복을 찾고 싶었나 보다. 좋아하는 음료수 하나에 기분이 좋아지고, 담배와 커피 그리고 서로의 대화에서 그들은 행복을 찾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이상과 꿈이 있음에도 현실이란 세상에 내던져졌다. 이때에 둘은 조금 다른 선택으로 세상에 맞서고 있었다.


트로이는 그런 세상을 비관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반면 레이나는 그래도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그녀 나름대로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돈을 벌어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문제가 더 나아지진 않는다. 레이나는 그 과정에서 점점 자기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며 남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가고만 있었고, 트로이는 모든 것은 무의미하단 체념 속에서 진짜 자신의 마음이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려 하지 않았다.


23살 때까지 네가 되어야 할 건 바로 너 자신이야.
출처: 영화 <청춘스케치>

23살에 갓 현실이란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잘은 모르지만 그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가끔은 너무 힘들면 도망치다가도, 이내 돌아와 조금씩 삶과 내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존재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트로이와 레이나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이가 함께한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다. 영화 제목처럼 현실은 이상과 달리 너무나도 버겁고 각박하지만 그런 세상에서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고 서로의 존재와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트로이는 마지막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서 후회와 함께 자신의 진심을 레이나에게 고백한다.


장난처럼 얼버무리거

상대도 그런 맘이겠거니 넘겨짚거나

정작 원하던 것 앞에서 도망쳐버리는 것.


이는 사랑 앞에서도, 내가 살아가는 세상 앞에서도 비겁한 행동이다. 그가 마지막에 건넨 그 확실한 고백처럼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답이 아닐 진 몰라도 멋진 BMW 차를 몰고 있어도 정작 차를 모는는 빈털털이인, 적어도 이 시대의 모든 23세 청춘들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진정한 내가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비로소 아는 것!


평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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