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년이 온다'와 '비상계엄'의 평행이론

feat 한강 작가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할까?

by Emile
2024년 올해의 인물


2024년 12월 3일 밤, '올해의 인물'이란 주제의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감히 제 마음대로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인물을 Best, Worst, World, 각 세 개의 부문에서 한 명씩 뽑아, 황금 키워드를 수여하기로 했지요. 올해가 1회로 매년 선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었습니다.


Best 부문 한강(키워드 : 노벨문학상), Worst 부문 명태균(키워드 : 여론조작), World 부문 트럼프(키워드 : I'm back)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수상자뿐만 아니라 후보자들 까지도 몇 명을 꼽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Worst 부문 수상자를 바꾸고 글을 다시 쓸 수밖에 없는 이 밤늦게 갑자기 터진 것입니다. 새로운 수상자의 키워드는 비상계엄!


2024년에도 소년이 온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비현실적 기쁨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해 그나마 유일하게 꼽을만한 기쁜 일이었지요. 그런데 무려 2024년 비상계엄은 그 보다 더 비현실적 슬픔을 넘어 분노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2014년에 출간된 '소년이 온다'라는 1980년 이야기가 2024년 다시 반복되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한 시적 산문'이라고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를 적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데, 바로 그 트라우마의 악령이 부활하여 현실의 눈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때와 똑같이 '소년이 온다'의 상황을 또 마주 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비상계엄'이란 망령으로 되살아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것이 어둠을 향하여 빨려 들어가고 있는 밤이었습니다.


Again 1980?


드러나고 있는 진상은 단순하고 우발적인 살인미수가 아닌 매우 조직적이고 오랫동안 계획된 Again1980년을 꿈꿔왔던, 지나친 유튜브 시청으로 인해 뇌 썩음(Brain rot) 증세가 심화 발화된 사이코패스임이 밝혀지는 듯합니다.

발포와 사상을 이미 가정하였고, 만약 몇 분 차이로 국회가 해제에 성공하지 못하였다면 납치, 고문, 폭행이 다시 자행되고 있겠지요. 그 끝에 북의 지령이 있었다고 자백을 받아낸 후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광대와 아첨꾼들로 그 자리를 채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소년'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채, "이 나라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 해에 바로 그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하고 끝내 깊이 가라앉고 말았다"라고 '소년이 온다 2'에 기록되었을 것이지요. 그나마 금서가 되었겠지만요.


2024년의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은 나치에 부역했던 '아이히만'의 재판의 일화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히틀러가 죽고 그 죄를 묻기 위해 잡아온 부역자들은 하나같이 평범하고 순진한 얼굴을 들이밀며, 위에서 시켜서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일했으며 단지 충실하게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하지요. 더 효율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한 게 죄라면 죄일 뿐이라고요. 2024년 '비상계엄'의 반란을 따르고 실행한 그런 '아이히만'들의 나치 부역자와 다를바 없는 똑같은 변명을, 독일도 아닌 국내에서 보고 있는 것은 '비상계엄' 이상으로 더 비현실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오는 12월 5일부터 12일까지는 한강 작가의 '노벨 주간'이라고 하네요. 스웨덴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을 전후해서 기자 회견과 소장품 기증, 강연, 수상자 작품 낭독 등이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강 작가 노벨 주간 (연합뉴스 기사 인용)

소년이 온다와 비상계엄의 평행이론


개인적으로는 한강 작가가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혹 어떠한 의견을 말하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소년이 온다'의 배경과 '비상계엄'의 상황이 마치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일치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블랙리스트를 통해 이미 정치적으로도 박해를 받은 바 있는 소중한 작가를 정치적 논란의 쓰레기통으로 밀어 넣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비상계엄'의 시도로 망령되이 살아나, 여전히 꺼지지 않고 언제 어둠으로 번질지 모를 이 트라우마와 맞서기 위해서는 '한강 작가'의 그 무엇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바로 지금 누구든 그 '소년'이 될지 모를 위기에 처해있으니까요.


2023 노벨상시상식 (연합뉴스 기사 인용)
You are fired!


ps : 하야, 탄핵 그런 말은 너무 정치적이니 World 부문 수상자 트럼프의 이 말을 인용하여 비슷한 어감의 시적 산문을 구현하여 주시길 추천드리네요.(물론 Best 부문 수상자 한강 작가님은 보다 우아하고 정결한 문장을 구사하시겠지만요. 그리고 바로 아래 글과 같이 Worst 부문 수상자가 변경되었습니다.)


Yoon are fired!


You're fire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