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그것은 어떤 질병의 돌연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질병에 걸리면 특이하기도 추위를 느끼지 못해 동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거기서 부터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바이러스의 추출과 복제에 성공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추위를 느끼게 하지 못하는...
너무 추우니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을 개발해봅니다. 정확히는 발명해 보는 상상이지요. 소설로 까지 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추위를 느끼지 못하면 과연 좋은 것일까요?
추운 게 싫으니 어떤 면에선 좋을 것도 같습니다만, 아플 때 진통제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날이 추운 건 싫은데 차가움은 느끼고 싶어!"라는 감정이 솟구치지요.
알다가도 모를 기분입니다. 그래서 당장 밖으로 차가움을 느끼러 나가지요. 추운 게 싫은데도 말이에요.
"아 추워!" 역시 춥긴 춥습니다. 잔뜩 싸매고 무장을 했지만 모자 사이로 조금 삐져나온 귓불이 시리우니까요.
그런데 그 느낌이 싫지는 않아서 모자를 내려쓰지 않지요.
바람이 귓불을 애무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합니다.
추운 건 싫은데 차가움은 느끼고 싶기 때문이죠. 아이러니입니다.
그래 언제 느껴 보겠어요. 서울이 41년 만의 최저기온이었다고 하니 40년 만에나 한 번씩 겨우 느껴 볼 수 있는 차가움 인걸요.
추위가 사라지기 전에 차가움을 느끼러 갑니다.
귓불이 시린 그 애무 같은 차가움을 말이지요.
이런 신선한 차가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지요.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해 주는 약 같은 것은 먹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