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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목욕하는 날

feat 비

by Emile


비가 오면 나무가 목욕하는

깨끗이 감은 머리 초록으로 빛나고

샤워만 했을뿐 구릿빛 근육에 윤기가 돌았다

치카치카 뿌리마저 닦아 헹궈내고는

바람결 살랑말랑 춤추며 노래를 불렀다

비가 오면 대지는 거대한 목욕탕

사람만이 빨강파랑땡땡이 우산으로 가리고

부끄러워 목욕탕 들어갈까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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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