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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ug 31. 2022

80대 20의 공간

숨쉴 공간

사람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여러 개의 공간이 있고,
숨통을 틀 수 있는 창문이 있다.
여러 일로 힘들면서도
그럭저럭 견디며 살 수 있는 것은
저쪽 생각으로
이쪽 생각을 잊고,
또 이쪽 생각으로
저쪽 생각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눈을 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키고 싶은 사랑을 위해,
숨쉴 공간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이주은 / 그림에 마음을 놓다 中


돌이켜 보면 한동안의 삶은 일정한 자신만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나머지 공간마저도 내어주면 마치 물이 거의 가득 들어찬 공간에서 나머지 공간마저 물로 마저 채워져 더 이상 숨 쉬지 못하고 영혼을 모두 빼앗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100으로 전력 질주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가능하면 80으로의 힘으로도 100 같은 효율을 내고 나머지 20은 늘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지요.

그래야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쳤을 때, 100의 힘이 다 소진되어 남은 힘이 없어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을 때, 숨겨둔 20의 힘을 발휘하여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였지요. 80의 공간이 100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100의 공간을 125로 넓히면 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한편으로는 20의 공간은 사랑을 위하여 남겨 두었을 수도 있겠네요.

사랑이란 80의 공간에는 쓰레기로 가득 차도 언제나 20의 공간에는 그림 같은 것을 걸어 두는 일이지요.


아마 그 숨 쉴 공간이 있었기에 지금을 살게 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20의 공간이 아직 남아 있기에 내일을 살아가는 것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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