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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재난 문자 유감

feat 충북 청주시 북서쪽 22km 3.1 지진

by Emile

새벽 02시 36분 핸드폰이 좀비에 감염된 듯 괴물 소리를 내며 발광을 합니다. 세상의 종말이라도 왔나 하며 급 단잠을 깨서 핸드폰 소리를 죽이려 하지만 알람 소리와 달리 좀비가 된 핸드폰은 소리가 제어되지 않습니다. 불현듯 반란 수괴가 탈주하여 내란 대행과 함께 쳐들어왔나 생각이 들지만 다행히 그것은 아닌가 봅니다. 충북 청주시 북서쪽 22km 4.2 지진이라고 했다가 규모는 3.1로 수정되었습니다.


새벽 긴급 재난 문자에 유감을 표합니다. 긴급 재난 문자는 우선 소리가 너무 괴기스럽습니다. 재난보다는 먼저 소리에 놀라 죽을 지경이지요. 그리고 재난을 진짜 경고하는 것인지 재난을 빌미 삼아 불안을 조장하려는 장난을 치려는 것인지 의심되는 오보가 너무 많습니다. 미사일이 날아온다며 대피하라고 가짜 경계경보로 장난질을 친 이후 특히 전혀 신뢰하지 않게 되었는데 무더위 때도 심심치 않게 울려대는 괴경보에 '안전 안내 문자'는 아예 차단하여 버렸었지요.


이전 참고글 :


이번에는 아예 '긴급 재난 문자'도 차단하였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역과 괴소리가 울리는 지역이 원거리인 데다가 아직까지 움직여야 할 때는 가만히 있으라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는 오히려 움직이라고 반대 방향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빈번하기에 정보로서의 가치보다는 반(反)정보로서의 역(逆)가치가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이번 지진 문자를 통해 느끼는 것은 내란 대행과 같은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반(反)행동을 통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을 도모하고 있다는 불신만 밀려옵니다. 지진보다 무서운 것이 인재이고, 작년 12월 그 인재가 일으킨 지진으로 촉발된 여진을 매일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긴급 재난 문자'도 순수할 때는 그것이 정보로서의 효용이 크나, 악용되거나 선동될 때는 오히려 불순하여 안 듣는 것만 못한 정보가 되는 쓰레기 기사와 같을 수 있습니다. 과연 지금까지 받아온 '긴급 재난 문자'는 '정보'일까요? '쓰레기'에 가까울까요? 그러나 저러나 일본, 대만에 이어 한국에서도 지진이 번경을 넓히는 것을 보니 난카이 협곡발 대지진이나 후지산 폭발도 점점 가까이 다가오며 심상치 않아 보이지요. 비로소 그때에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긴급 재난 문자' 보내주기 바라지요. 너무 괴기스러운 소리는 바꾸고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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