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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Feb 26. 2024

맥도널드 브런치 체인점이 아니라서 그래요

feat 브런치 응원하기

브런치 작가 모두에게 수익의 기회가 열립니다.


브런치에서 드디어 '모두'에게 '응원하기'를 오픈하였습니다. 지난 '잘못'을 '정식(正式)'이란 수사를 달아 마치 이것이 '정상(正常)'이라는 뉘앙스를 주고 있지만 별로 '정식(定食)'이나 '정상(頂上)'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차라리 '간식(間食)'이나 내리막길로 느껴지지요. "배고프다니 이거라도 먹어"라거나 "아 봉우리가 아니었나보네 내려간다"라는 궁색한 문맥으로 읽히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뉘앙스이긴 합니다만. 글쎄요 브런치의 응원하기는 과연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일까요?


한편으론 저 말이 "작가 모두에게 이제 비트코인 거래가 허가되었습니다"로 들리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처럼 가격을 떠 받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아무리 비트코인이 바닥을 찍고 오르고 있다지만 이제 와서 브런치코인, 응원아이템을 얻기 위해 글을 캐러 고분군투하게 될까요? 차라리 그 시간에 코인을 하고 말지요.



이제 와서 늦은 기회가 열렸으니 응원을 더 받아보겠다고 글을 더 쓰지도 않겠지만 그보다는 브런치 자체에 흥미를 잃은 경향이 좀 더 큽니다. 응원하기를 하든지 말든지, 연재를 하든지 말든지, 메인에 올리든지 말든지, 흥미 자체가 떨어진 것이지요. 뭐 한때는 누구는 응원받고 누구는 따당하고에 빈정이 상하기도 했지만 애당초 응원을 받고자 기대하며 글을 쓴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모두 다 응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무언가를 더하거나 덜할 일도 아니니까요. "맛없는 브런치!"


하지만 응원받을 수 없는 것과 응원받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지요.


전자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사탕을 주지 않고 길들이는 가스라이팅 가두리 양식이라면 후자는 조미료에 길들여지지 않고 생생한 맛을 내고자 하는 자연산 같은 것이니까요. "네가 뭔데 내 응원을 하고 받을 권리를 제한해!"



특히 다른 것도 아니고 글쓰기에 있어서는 이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입니다. 글쓰기의 표본이었던 대부분의 언론은 이제 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권력자가 원하는 글을 부끄러움도 없이 쓰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쓰는 글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순간 유용은 커녕 점점 무용한 것을 떠나 해악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둬야 합니다. 글이 어떻게 양식되냐에 따라서 그렇지요.


글쎄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 글이 과연 누구로부터 응원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었을까요? 애당초 누구를 위하여나 또는 응원받기 위해 쓰기 시작했을까요? 그보다는 지극히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었을 겁니다. 내가 먹고자 한 음식인데 나누어 먹으면 더 맛있고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읽고 공감해 주었다면 기쁜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요릿집을 차릴 생각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에요. 응원하기 가맹점을 모집하기 전까지는요.


그런데 마치 프랜차이즈 가맹점인양 "응원을 사고팔아라, 응원은 누구만 받을 수 있다" 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았지요. 좀 잘 팔리게 조미료도 좀 섞고 인스타 맛집도 되어 보라고 하는 것 같아 별로였다지요.


이제 작가 모두에게 수익이 열린다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체인점을 늘리고 코인으로 거래해 보라는데 뭐가 맘에 안 들어서 그러는 걸까요? 이제 모두 정식(定食) 가맹점 할 수 있다는데 말이지요.


"맥도널드 브런치 체인점이 아니라서 그래요. 수제 버거집 계속할래요. 코인 안 받아요, 아직 라이킷만 받아요!"


아이구 답답하구만 작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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