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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22. 2024

지구는 너무 밝다

feat 지구의 날 소등

어둠 속에서 글을  봅니다.

지구의 날 소등행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고 보면 "지구는 너무 밝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낮에는 밝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밤에도 너무 밝은 것이 문제이지요. 빛과 어두움은 한 세트인데 현재는 그 균형이 현저히 깨진 상태라 하겠습니다.


밝으면 다 좋을 것 같지만 어두워야 좋은 일들도 있지요. 무엇보다도 잠은 어두워야 제대로  수 있고요. 낭만도 어둠속에 피어나지요. 밤하늘 별이 가득한 것을 본 적이 언제였던지요. 밝음과 함께 낭만은 빛을 잃어버렸지요.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무드등은 결코 밝지 않다고요. 술도 밤에 먹어야 제맛이지요. 낮술 먹고 취하면 에미애비도  알아본다고 하잖아요. 너무 밝아서 잃어버린 것들이 꽤 다는 이야기지요.


AI(인공지능)를 돌리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지구는 AI의 식량을 대다가 AI가 너무 많이 먹어서 절단나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도 필요 이상으로 전기를 많이 쓰고 있는 상태에서 결국은 전기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지구를 갈아 넣다가 "펑"하고 터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드라마나 소설에서 보면 '대정전' 시대에 대한 설정이 곧잘 등장하곤 합니다. 어느 날 전기가 갑자기 끊기고 그 사이 정보가 모두 사라지고 인류는 후퇴하게 되는 시대 말이죠. 그렇게 펑펑 쓰던 전기를 제한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어둠의 스토리 말이에요.


소등하였던 낭만의 10분이 금세 지나고 세상은 다시 전기로 온(on) 되었네요. 그 사이 잠시 어두움의 대정전 스토리를 상상해 볼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지구는 일 년에 단 하루 단 10분만 지키지 말고 자주 좀더 길게 이러한 행사를 했으면 좋겠네요. 지구는 너무 밝아 낭만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지구는 너무 밝아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너무 밝아 잠 못 이루기 때문이에요. 그럴 땐 불을 끄고 낭만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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