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식의 경우에는 사랑의 때가 문제였다. 사랑에는 종착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도 어디선가 사랑은 찾아왔고 중식은 그것으로 화내고, 약을 먹고, 술을 마시고 울게 되었다.
2.
문경의 경우에는 사랑의 방향이 문제였다. 이번에는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랑은 돌고 돌아 결국 문경을 떠났다. 당신이 나를 떠나 향한 곳에서 사랑받을 수 없음을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진짜 당신을 사랑하는데. 당신은 내 사랑보다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못된 장난을 더욱 좋아하는 것 같았다.
3.
사랑이 없어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은 어디에나 있었다. 외로운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사랑받고 있고, 밉고 싫어하는 감정 또한 언젠가는 분명히 사랑이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처럼 나를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렸고, 나를 떠난 사람처럼 내가 떠나온 사람을 떠올렸다. 그들에게 고맙지만, 나도 역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장난이 더욱 간절했다.
시간과 장소와 사람을 돌고 돌아 갈 곳을 잃은 사랑이 통영 어느 복집의 술잔 한 잔에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