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u Apr 04. 2023

준비

1년의 기다림 끝에 당신을 만나러 간다. 당신을 잊고자 연락을 끊고, 만나지 말자는 얘기도 했지만 한순간도 당신을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들뜬 마음에 준비를 한다. 오늘 당신 얼굴을 보는 게 전부라는 것을 안다. 따로 애틋한 마음을 전하거나, 손을 잡거나 옛날의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겠지만, 많이 보고 싶었다. 술에 취해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던 사진 속 당신을. 보내지 못한 편지 몇 통의 수신인인 당신을.


나는 벌써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걱정한다. 오늘이 지나면 또 얼마나 당신을 기다려야 할까. 오늘의 짧은 시간 속 스치는 모든 순간을 전부 기억할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