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향 냄새
아버지의 말이 끊긴 순간,
창문 틈새로 묵직한 향 냄새가 스며들어왔다.
서늘한 공기 속에 부드러운 연기가 얹히자,
방 안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게 따뜻해졌다.
그건 난로의 열기와는 다른,
시간이 타 들어가는 듯한 온기였다.
나는 파출소 문을 열고 골목 어귀로 나섰다.
입김은 하얗게 뻗어 나가며 머뭇거렸고,
저 멀리 마당 끝에서 잔잔히 흔들리는 불빛이 보였다.
그곳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엔 김이 사르르 내려앉았고,
손에는 막 꺼낸 따뜻한 향 다발이 쥐어져 있었다.
그녀가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을 때,
그 눈빛은 마치 "같이 가요"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말보다 조용한, 말보다 선명한 초대였다.
마당 안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다.
차가운 흙바닥 위에는
조심스럽게 정돈된 작은 제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엔 갓 지은 밥의 김, 데친 나물의 숨결,
그리고 촛불 위로 오르는 향 연기가 있었다.
향은 마치 숨결처럼 가늘게,
하늘을 향해 흘러올랐다.
밤공기 속에서 그것은 실처럼, 꿈처럼 퍼졌다.
할아버지는 낮게 읊조렸다.
“올해도… 이름을 못 불렀구나.”
할머니는 옆에서 향을 세우며,
“그래도 이 냄새는… 기억하시겠지…”라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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