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
주머니속 쪽지
무거운 직장생활을 마치고 첫 휴일를 맞이했다
익숙한 사복으로 갈아입고, 직장의 고단함을 잊고 지내던 일상의 조각들을 맞춰보려 애썼다.
왠지 모르게 주머니가 묵직했다.
손을 넣어보니 구겨진 종이 쪽지 한 장이 만져졌다.
‘아, 맞다.’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땀에 젖어 힘겹게 누군가를 업어주던 날, 고맙다며 손에 쥐여주던 그 여자의 차가운 손. 쪽지를 주머니에 찔러 넣고 정신없이 잠들었던 그날 밤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그때 그 여자는 실재했던 걸까?
검색해서 보았던 실종된 세 명의 여성과 그녀의 모습이 왜 똑같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묘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혹시 피로에 지쳐 꾸었던 꿈은 아니었을까? 혼란스러운 와중에 문득 주머니 속 전화번호가 떠올랐다.
망설이다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네, 태평양 증권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말을 꺼내자, 반갑게 맞이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맞아요! 정말 반가워요!”
그녀는 내게 고마움을 표하며 서울에 꼭 한번 오면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착하고 순수한 남자는 그 말에 이끌려 마냥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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