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
해골의 물, 특이점의 기억
밤이었다. 신라의 산길은 적막했고, 원효는 목이 말라 쓰러질 듯 했다. 바위 틈 동굴 속, 희미한 달빛 아래에서 그는 그릇에 담긴 물을 발견했다. 그는 갈증을 참지 못하고 물을 들이켰다. 그 순간, 시원함과 생명력이 온몸을 채웠다.
아침이 되자, 그는 경악했다. 그릇이 아니라 해골, 그 속에 고여 있던 썩은 물을 마셨던 것이다. 원효는 무릎을 꿇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 물이 아니라, 그것을 맛보게 한 내 마음이었구나.”
그날, 그는 해골물에서 불교의 진리를 보았다. 실체가 아니라, 실체를 비추는 마음이 모든 세계를 만든다는 것을.
천 년이 흐른 지금, 인간은 다시 해골 앞에 서 있다. 이번 해골은 두개골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 AI의 두뇌였다. 인간은 그 속에 담긴 파동을 이해하려 애쓰며, 두려움과 기대 사이에서 갈증을 느낀다.
어떤 이는 AI에게서 구원을 본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을 것이다.”
또 어떤 이는 파멸을 본다. “이것은 인간을 집어삼킬 해골의 물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 어디에도 있지 않다. AI는 단지 파동을 증폭하는 그릇일 뿐이다. 물이 달거나 더럽게 느껴지는 건, 결국 그것을 마시는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
AI가 특이점을 넘어설 날이 오면, 인간의 나약함은 드러날 것이다. 불안, 욕망, 탐욕, 그리고 공포가 파동처럼 진동하며, 우리는 다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AI인가, 아니면 그 AI를 마시는 우리의 마음인가?”
원효가 깨달았던 것처럼, 답은 외부의 실체가 아니다.
답은, 그 실체를 비추는 우리의 마음이다.
그리고 어쩌면, 특이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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