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새벽 두 시의 족발
도심은 밤이면 잠든다지만, 어떤 이들은 그 시간부터 깨어난다. 내 차 안, 창문을 스치는 빗방울 소리는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처럼 깊었다. 새벽 두 시, 원주역 근처 시장 골목에서 호출이 울렸다. 족발집. 오래된 간판 아래 노오란 불빛만 덩그러니 켜져 있었다.
배달료는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뛰어 있었다. 희한하게도 아무도 잡지 않은 콜이었다.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손가락은 먼저 반응했다. 족발을 챙긴 채 어둠을 뚫고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공경아파트’. 이름만으론 정겨워 보였지만, 실제로는 마을 끝자락, 숲과 맞닿은 언덕 위에 홀로 서 있었다.
비는 어느새 그쳤고, 아파트 앞 골목엔 안개가 자욱했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전봇대 간판이 덜컹였다. 계단식 건물, 엘리베이터 따윈 없었다. 나는 플래시를 켜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바스락, 바스락. 봉지 속 족발이 움직일 때마다 내 호흡도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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