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순덕이] 검은 베레모의 밤

5월

by 마루

검은 베레모의 밤

8월의 열기는 숨통을 죄듯 버스 안을 짓눌렀다. 낡은 차창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뜨겁기만 했고, 시트에 몸을 붙이고 있던 사람들의 땀 냄새가 서로 뒤섞였다. 그 순간,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검은 베레모를 눌러쓴 군인 몇이 술에 취한 채 버스 안으로 휘청거리며 올라탔다. 손에 들린 소주병은 반쯤 비어 있었고, 차창에 부딪히며 "깡" 하는 소리를 냈다.


“야, 내가 누군 줄 알아? 나는 검은 베레모야! 이 동네에서 나 모르는 놈 있냐?”

허공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는 취기와 오만이 뒤섞여 있었다. 승객들은 숨을 죽였고, 아이는 울음을 삼키며 어머니 품에 얼굴을 묻었다. 군인들의 발걸음은 좁은 통로를 차지하며 덜컹거렸고, 그들이 뿜어낸 술 냄새는 마치 화약 냄새처럼 매캐하게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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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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