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ernay
그날 밤, 그녀는
식탁 위 꽃병을 비운 채 와인을 골랐다.
생화를 사러 갈 시간도, 마음도 없던 날이었다.
그 대신, 그녀는
투명한 얼음 속에 병 하나를 눕혔다.
Perrier-Jouët Belle Époque —
그 꽃무늬 샴페인을.
“병에 꽃이 그려져 있으니,
꽃병이 없어도 되겠지.”
그녀는 조용히 혼잣말을 하며
잔을 꺼내고, 얼음을 가만히 굴렸다.
창밖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초여름의 저녁 공기는 조용했고
시간은 어둠 속에서만 흘러갔다.
샴페인을 따를 때,
작은 ‘치익’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깨끗하게 열렸다.
감정인지, 기억인지, 아니면
그냥 병 속 기압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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