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새와 탄두리의 밤

맥주

by 마루

원주 중앙동의 골목은 해가 지면 조용히 숨을 죽인다.

반짝이는 네온사인보다 희미하게 풍겨오는 강황 냄새가 먼저 길목을 채운다.

그곳, 오래된 복도 2층 안쪽엔 인도 음식점 하나가 조용히 불을 밝히고 있다.

그날, 나는 탄도르 치킨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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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놓인 샴페인잔처럼 반짝이는 킹피셔 맥주는 얼음 사이에서 천천히 성에를 걷어냈다.

병 라벨 위의 물총새는 오늘따라 유독 생동감 있어 보였다.

"인도 사람들은 이 새를 참 좋아하죠,

" 주인장이 말했다. "

작고 빠르지만 절대 실수하지 않아요.

물속 물고기를 정확히 낚죠.

킹피셔 맥주도 그래요.

정확히 입맛을 잡아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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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의 향신료는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청량한 맥주 한 모금이 입안을 정리하자, 순간 시야 너머 창문 밖 나뭇가지에서 실제 물총새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원주도시 한복판, 마치 인도에서 날아온 듯한 존재감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 마음도 어딘가 훌쩍 날아간 걸 느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계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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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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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프롬프트


“A glass of golden beer splashing with foam, surrounded by vivid blue kingfisher birds diving and flying around, symbolizing freedom and vitality, cinematic lighting, hyper realistic, dramatic composition.”


“맥주의 거품이 터져 오르는 찰나에 파란 날개를 가진 새들이 모여드는 장면을 통해, 일상의 작은 한 잔 속에서도 자유와 생명력, 그리고 갈망이 피어오를 수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맥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순간을 비상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재해석되었다.”





킹피셔, 새와 맥주 사이에서

이 이야기는 원주 중앙동에 있는 인도 음식점에서 실제로 킹피셔 맥주를 마시며 들은 에피소드에서 착안했습니다.
킹피셔(Kingfisher)는 실제로 인도의 국민 맥주이며, 라벨에 새겨진 물총새는 단순한 로고 그 이상입니다. 물속 먹이를 정확히 포착하는 새의 이미지처럼, 킹피셔는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깔끔하고 청량한 맛으로 인도의 음식문화와 조화를 이룹니다.

이 글은 그런 “브랜드와 생태, 경험의 경계”를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한 잔의 맥주, 한 접시의 치킨이 멀고도 가까운 나라의 기억과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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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피셔는 1978년 출시된 인도 맥주로, 인도 맥주시장 점유율 1위.


물총새(Kingfisher)는 실제 로고 속 새이며, 정확성과 민첩함의 상징.


맥주는 향신료가 많은 인도 음식과 잘 어울리는 가벼운 라거.


원주 중앙동에는 실제 인도 음식점이 몇 곳 있으며, 킹피셔도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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