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호수와 붉은 단풍은 잔상처럼 눈에 박혀 있었다.
쇠 비린내와 소음은 사라졌지만, 방금 전 화면 속의 푸른 호수와 붉은 단풍은 잔상처럼 눈에 박혀 있었다.
현실의 회색빛 풍경은 어색했고, 발걸음은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매일 보는 익숙한 길인데도, 나는 마치 낯선 곳에 던져진 이방인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서랍 속 낡은 상자를 꺼낸 것은,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테이프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과거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그 안에는 아버지의 사진 외에도, 빛바랜 일기장과 꾹꾹 눌러 쓴 편지가 있었다.
종이의 까끌한 질감은 손끝으로 그대로 전해졌고, 눅눅하게 배어든 오래된 냄새는 코끝을 간지럽혔다.
일기장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어릴 적 내가 썼던 "오늘 하늘은 정말 파랬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연필 자국을 지우려다 번진 흔적, 실수로 물을 쏟아 종이가 울퉁불퉁해진 자국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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