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마라탕

마라탕

by 마루

원주의 작은 골목에 마라탕집이 들어섰던 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

낯선 붉은 국물 속에서 떠오르는 소시지와 두부, 연근과 새우는 내게 이국의 풍경을 통째로 옮겨온 듯한 낯설음과 설렘을 동시에 주었다.

그릇 위로 피어오르는 향은 고수 특유의 알싸한 향과 매운 국물의 열기였고, 처음 젓가락을 들던 순간 나는 조금 긴장했다. 첫 숟가락은 혀끝을 마비시키듯 얼얼했고, 두 번째 숟가락에서는 매운맛 뒤로 단맛이 따라왔으며, 세 번째 숟가락을 넘기고 나서는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낯선 음식이 주는 당혹감은 이내 빠른 중독으로 바뀌었고,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 작은 웃음의 자유로움은 곧 내가 경험했던 전혀 다른 세계와 겹쳐졌다.

처음 중국 땅을 밟았을 때, 공기의 무게는 낯설고 단단했다. 공항에서부터 이어진 긴 줄, 군인들의 날카로운 눈빛,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까지도 연출된 듯 정해져 있었다.

마치 거대한 무대 위에 올라온 배우들처럼, 모두가 주어진 자리에만 머물러야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자유분방한 움직임과는 정반대의 질서였다.

그때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자유의 공기가 얼마나 가벼운 것이었는지, 동시에 얼마나 당연하게 누려왔는지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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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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