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전설을 걷는 길, 우무개의 맷돌장군
가을빛이 고개 위로 내려앉을 무렵, 나는 우산동에서 문막으로 이어지는 고갯길에 발을 디뎠다. 자동차로는 몇 분도 채 걸리지 않는 길이었지만, 걸음으로 마주하니 그 길은 전혀 다른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며 오래된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고, 땅에서는 이른 아침의 습기가 스며나와 흙냄새가 은근히 퍼졌다. 낙엽이 발끝에 밟히며 바스락거릴 때마다, 마치 누군가의 기억을 밟는 듯 묘한 울림이 전해졌다.
길가에 서 있는 검은 돌비석이 시선을 붙잡았다. ‘우무개’라 새겨진 글자는 세월의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매끈하게 닳아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이 길을 오르내렸을 것이다. 한양에서 원주로 향하던 관리들, 장터를 오가던 상인들, 그리고 이름 없는 나그네들까지. 그들의 발자취와 숨결이 지금 이 돌에 깃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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