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긴 담배 문화의 풍경

양담배와 PX —

양담배와 PX — 전쟁이 남긴 담배 문화의 풍경

글: 감자공주 / 기획 에세이

1. 교실에서 처음 들은 '양담배'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쉬는 시간 복도에서 친구가 말했다. "야, 너 그거 봤어? 캠프 로항 PX에서 나온 진짜 양담배!"

양담배?

당시엔 그게 무슨 뜻인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금세 귀에 익었다.

그 단어는 우리 주변 어른들이 은밀하게 꺼내던 미국산 담배를 의미하는 은어였다.

당시에는 그것이 단순한 담배가 아니라, 외국 문물의 아이콘이자 전쟁과 냉전의 흔적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2. 원주 태장2동 1군사앞 캠프 롱과 PX 문화

내가 자라던 강원도 원주에는 미군 부대가 있었다. 이름하여 캠프 롱(Camp Long). 한국전쟁 이후 주둔한 미군은 지역 사회와 특별한 형태로 얽혔다. 그들이 들여온 음악, 의류, 물품, 그리고 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