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시선] 문장이라는 낙인

매화

by 마루

[사진가의 시선] 문장이라는 낙인

붉은 매화가 놓여 있다.

검은 줄기가 뻗어 있고, 그 끝에 동그란 꽃잎이 걸렸다.

프레임 안은 정물처럼 고요하다.

이건 그냥 그림이다.

두 장의 이미지가 나란히 서서 서로의 다른 점을 숨기고 있는, 흔한 유희의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문장이 틈입한다.

“치매 초기면 절대 못 찾는 그림.”

그 순간, 그림은 놀이를 멈춘다.

매화의 붉은색은 경고등이 되고, 검은 줄기는 날카로운 판결봉이 된다.

사진가의 귀에 셔터 소리가 들린다.

찰칵—

사람의 마음속에 ‘불안’이라는 피사체가 선명하게 박히는 소리다.

사진은 무죄다.

그저 빛과 그림자가 빚어낸 찰나를 붙들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위에 얹힌 텍스트는 유죄다.

그것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보는 사람의 미래를 협박한다.

못 찾으면 병자가 되고, 찾아내면 안도하는 죄인이 된다.

이 감정의 널뛰기가 이 조잡한 이미지의 진짜 목적이다.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돌잔치의 웃음, 결혼식의 긴장, 음식의 질감을 프레임에 담는다.

내가 누르는 셔터는 대상을 기록하기 위함이지,

대상을 낙인찍기 위함이 아니다.

좋은 사진은 보는 이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나쁜 문장은 보는 이에게 정답을 강요한다.

사람들은 틀린 곳 세 군데를 찾으려 눈을 부릅뜬다.

하지만 정작 틀린 것은 그림이 아니다.

그림 위에 무심하게 던져진,

타인의 공포를 자양분 삼아 퍼져나가는 저 악의적인 문장이다.

사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안을 각인시킨 건,

이미지가 아니라 그 이미지를 비트는 사람의 혀였다.

기억해야 할 것은 세 개의 다른 지점이 아니다.

나의 시선이 누군가의 선고가 되지 않도록,

내가 찍는 찰나가 누군가의 족쇄가 되지 않도록,

셔터 뒤에 숨은 나의 마음을 매일같이 닦아내는 일이다.



정답

틀린 곳은 세 곳입니다.

① 꽃잎 하나의 개수

② 열매의 문장 ㅏ위치

③ 줄기 끝의 굵기 길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침묵하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