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emi Apr 21. 2022

사진으로 전해지는 아빠의 사랑

아빠, 이제는 제가 아빠를 찍어드릴게요!

우리 아빠는 나이에 비해 신세대이시다.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최신 음악을 찾아 들으시고

삼성 매장에 가셔서 자주 기웃거리시는

얼리 어댑터이시기도 하다.


전자공학과를 나오신 아빠는 S전자에 취업하시어 자신감 뿜뿜이던 시절,

맞선으로 간호사였던 우리 엄마를 만나 결혼하셨다.


그렇게 엄마와 결혼 후 첫 딸인 내가 태어난 날,

너무 기쁜 나머지 병원에서 만세 삼창을 부르셨다고 한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셨던 아빠는 늘 사진기를 들고 다니시면서

딸의 찰나의 순간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누르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빠가 늘 물놀이를 재미나게 해 주셨던 일이다.

수영을 잘하셨던 아빠는 늘 우리와 물속에서 재미나게 놀았다.

그러다 큰 딸이 연애를 하는 것을 몇 번 목격하였고

지금의 남편을 데리고 왔을 때는 이유 없이 반대를 했었다.

지금의 남편과 식을 올리던 날,

나는 처음으로 아빠의 눈물을 보았다.

70을 바라보는 아빠는 지금도 사진기를 들고 손주들을 찍느라 바쁘시다.

그게 아빠의 낙인 것 같다.

그리고 결혼한 지 10년이 더 된 딸 집의 전등을 갈 때에도,

냉장고가 고장 났을 때에도


만사를 제쳐두고 자전거로 30분을 달려와주시고는 고쳐주고 가신다.

무심하게 빵 하나 단져놓으시고.

그렇게 지금도 아빠는 나를 위해 제일 먼저 달려와주신다.

생각해보면 늘 아빠는 내 편이었다. 그리고 뭐든 해결해주는 슈퍼맨이었다.



아빠가 현직에 계실 때, 그리고 퇴직 후에도 우리 아빠 이름 석자만 되어도 다 아실정도로,

업계에서 유명하셨다.


래서 난 회사원이 되고 나서 나에겐 아빠가 롤모델이었다.

아빠처럼 멋지게 일해야지!라고 늘 다짐했다.



지금은 많이 늙으셨는지,

그 많았던 머리숱도 이제는 흰머리가 되어 점점 줄어들고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손주들까지 예쁜 사진을 찍어주시는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덕분에 난 앨범이 30개는 족히 되고,

찬란했던 그 순간들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아빠의 딸을 향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빠, 지금처럼 우리 사진 이쁘게 찍어주세요! 저도 아빠를 찍어드릴께요!”


얼마 전에 겨우겨우 셀카 찍자고 해서 엄마빠랑 찍으니 좋다.

자주 찍어서 그림으로 남겨둬야겠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옆에 계셔주세요.
아빠 사랑합니다:)



아빠의 시선이 느껴지는 사진들





작가의 이전글 4차 산업혁명시대, 강점 혁명으로 살아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