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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Jul 18. 2022

할머니가 되어서도 수영복을 입고 싶다.

몸이 불편해야 젊게 살 수 있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들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죠. 어떤 실험에서 두통이 있는 A그룹 5명에게는 진통제를 주고, 동일하게 두통이 있는 B그룹에게는 가짜 진통제를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B그룹의 일부 참가자는 실제로 두통이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약이라 믿는 것 만으로 효과를 봤다는 것이죠. 이러한 경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가끔 겪기도 하죠. 그리고 어떤 큰 일을 앞두었을 때, 긍정적인 자기 최면을 거는 것 또한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죠.


 그렇다면 반대로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앞선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보다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를 더 맹신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에게도 운동을 권장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라고들 하죠. 저도 요즘 그러한 이유로 몸을 더 움직이고 불편한 상황에 몰아 놓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성인이 되면서 늘 꾸준히 운동은 했었어요. 예를 들어 대학생 때는 수영, 직장 다닐 때도 필라테스 및 요가, 대학원 다닐 때는 스쿼시, 발레, 그리고 아이 낳고는 에어로빅, 헬스, 필라테스, 테니스, 그리고 코로나가 터지면서는 홈트 등 다양하게 했지요. 사실 어떤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기보다는 그 당시의 나의 상황과 필요성에 따라 운동을 했습니다. 다만 한 순간도 몸을 안 움직이고 게으르게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아플 때는 쉬기도 했죠. 그러나 쉬면 바로 나타납니다. 바로 '먹구름'이요. 우울함, 부정적인 기분, 낮은 자존감, 게으름 등요. 저는 그 먹구름이 싫어서 늘 몸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해요.


어쩜 그렇게 부지런하세요?
뭐든 해 보려고 하는 도전 정신, 대단하시네요.


타고난 것이 아니에요. 부단히 노력하는 것에요. 그 바쁜 하루 중 30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발악을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또다시 저에게 '먹구름'이 몰려오니까요. 어쩌면 저는 그 먹구름이 올 것 같으면 몸을 불편하게 움직여서 저 멀리 내보냈던 것 같아요. 그 결과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의 근육도 조금 더 단단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도전해서 이루어냈던 것이 아닐까 생각돼요.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이에요. 왜 찍으려고 하냐고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찍는 것, 절대 아니에요. 누가 이 아줌마 몸매를 보고 싶어 하겠어요? (ㅎㅎ) 저는 저의 한계를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가 어디까지 저의 정신을 컨트롤하고 몸을 가꿀 수 있는지요. 하나의 도전 과제 같은 것이에요. 그리고 최종 목표는 바로 '할머니가 되어도 바다에 가서 수영복을 입는 것'이에요. 외국 여행지를 가보면 할머니들도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하거나 해변가에 누워 책을 읽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할머니들은 바다에도 잘 안 계실뿐더러 수영복을 입으신 분들을 못 봤어요. 저는 그만큼 '젊게' 사는 것이 목표예요. 성형을 해서 팽팽한 얼굴을 가진 부자연스러운 할머니 말고, 세월의 흔적은 얼굴에 있지만 몸은 건강해서 젊게 사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정신을 젊게 살면 몸도 왠지 젊어질 것 같지 않나요? 반대로 몸도 젊게 살면 정신도 젊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늘 몸을 움직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더 몸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너무 편한 요즘 세상에서 조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어요. 그러면 더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고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도 가끔 떠오르고요. 자동차로 충분히 갈 수 있지만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가보기. 쿠팡으로 쉽게 새벽 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집 근처 마트에서 장 보기. 싱크대가 고장 났을 때 바로 경비 아저씨를 부르기보다 내가 한번 유튜브로 찾아서 고쳐보기. 이러한 불편함에서 오는 감정, 그리고 몸의 움직임이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해 주리라 믿어요.


 편한 것만 찾지 마세요. 그러면 그냥 그 자리에 안주할 뿐이에요. 불편한 것을 찾아 떠나 보세요. 그러면 당신의 몸과 정신은 지금보다 더 5살은 젊게 살 수 있을 거예요. 오늘도 먹구름이 오지 않도록 몸을 움직여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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