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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Oct 20. 2023

♬ 팔려간 신부 : 서곡 - 스메타나

선곡표, 노래, 음악, 클래식, 팔려간 신부, 서곡, 스메타나

https://youtu.be/9eWXqxKX0KI?si=C8OfA-caBChy5v0F

♬ 팔려간 신부 : 서곡 - 스메타나(1863~1870),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팔려간 신부(Prodana nevesta)"는 '스메타나'의 두번째 오페라다.

기간을 1863~1870년으로 적은 것은 여러번 수정된 판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막으로 만들어진 첫번째 버전(1863)에서 최종 완성본인 마지막 판본 버전(1869)인지라..


-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rich Smetana,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Bed%C5%99ich_Smetana)'


스메타나는 클래식에서 '체코 스타일'을 만든 전설적인 작곡가이고, 

클래식에서 국민음악의 기틀을 마련한 음악가중 한 명이다.


사진에서도 느껴지듯이.. 

흔히 스메타나라고 하면 꽤 심각하다거나 고뇌에 차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스메타나는 실제로도 체코의 민족주의자였고, 체코의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특히 스메타나의 대표곡이라 할수 있는 "나의 조국(블타바로 유명한 그 곡 맞다, https://brunch.co.kr/@e0a94227680644b/203)"으로 인해서 

뭔가 굉장히 고뇌하는 음악가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의외로 이 할배.. 실제로는 낭만적이고 유쾌한 면도 강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첫번째 아내, 카타리나를 정말 사랑했고, 

오랜 시간 그녀에게 청혼을 거듭하여 결혼에 성공한 사랑꾼이었다.

뭐.. 첫번째 아내와 사별 후, 두번째 아내를 맞이하긴 했지만.


사실 스메타나의 인생을 이야기를 알아보면 참 버라이어티 하다 못해 처연하다. 


첫번째 아내와의 애틋한 사랑. 

그 결실로 태어난 네명의 딸들.

그러나 그 중 세 명이 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불행은 연달아 찾아와.. 

첫번째 아내 카타리나 마저 결핵으로 사망한다.

그 사이 스메타나는 오스트리아로 부터 독립을 위한 혁명에 가담하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이 당시 작곡한 곡들도 청중들에게 외면당했다. 

그것도 자신이 그렇게 사랑하던 조국의 청중들에게.


어찌어찌하여 두번째 아내를 맞이하지만, 

그녀는 스메타나의 능력을 전혀 알아주지 않았다. 

아니, 음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던 사람이었다. 


또 불행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는데.. 

그도 베토벤처럼 청력을 잃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기에 그의 최고 걸작이라 평가를 받는 "나의 조국"을 작곡했다.

(아니.. 베토벤 할배도 그렇고, 스메타나 할배도 그렇고.. 이 할배들.. 대체 뭐야.. 무서워..)


- 전에 받은건데 어디서 받은 건지 기억이 안나요.ㅜㅠ


그러나.. 그의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국 1883년 말부터 정신착란증세를 보이던 그는 곧바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1884년 정신병원에서 곡을 쓰다가 생을 마감했다. 

끝내 그렇게 원하던 조국의 독립은 보지 못한 채. 

(다분히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눈물이 날 인생이야기다.)


여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런 스메타나의 낭만적이고 유쾌한 일면이 반영된 곡이 바로 "팔려간 신부"다.


하필 오페라의 제목이 왜 저런가 싶겠지만.. 

정말 내용에 신부를 팔아먹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 팔려간 신부 포스터(1919.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The_Bartered_Bride)


체코의 한 시골에 마르젠카라는 어여쁜 아가씨가 있었다. 

이 아가씨는 떠돌이 일꾼인 예닉이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마르젠카의 부모는 예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부유한 농장주의 아들과 결혼을 시키고자 한다. 

그런데 이 농장주의 아들은 지적으로 많이 모자른 인물이었다. 

마르젠카는 이 결혼을 거부하려 했지만, 도무지 부모의 뜻을 꺾을 수가 없었다. 


그때 예닉이 나선다. 

그는 기지를 발휘해, 중매인을 설득해 양가 사이에 기상천외한 혼인 계약서를 만들게 한다. 


- 마르젠카는 농장주의 아들과 결혼한다.

- 마르젠카는 결혼 상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1번 전제조건하에서)

- 결혼과 동시에 마르젠카의 부모가 지닌 채무는 변제된다.

- 혼인이 성사되면 중매인은 예닉에게 성공보수금을 지급한다.


이후 예닉은 중매인과 합심해 연인인 마르젠카를 농장주의 아들과 결혼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게 된다.

말 그대로 돈 몇 푼에 연인을 팔아먹은 악당이 된 것이다.(그래서 팔려간 신부가 된거다.)

이에 실망한 마르젠카는 그저 눈물만 흘린다. 

결국 마르젠카의 부모와 농장주는 이 계약에 동의해 마르젠카는 농장주의 아들과 결혼하게 된다. 


바로 그 날..

슬픔에 빠진 마르젠카의 앞에 나타난 농장주의 아들로 등장한 이는 뜻밖에도 예닉이었다.

사실 예닉이 농장주의 큰아들이었던 것이다!

마르젠카는 기쁜 마음으로 예닉을 남편으로 선택하고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는 내용이다. 


결국 '그 놈이 알고 보니 그 놈이었다'는 스토리다. 


지금으로서는 식상한 스토리였지만, 당시로서는 박장대소할 이야기였다고 한다.


그가 이 곡을 발표했을 때, 일부에서는 너무 모차르트를 따라한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에 대한 스메타나의 답변이 일품이다. 


"국민 음악은 민요의 리듬과 선율을 흉내내는 것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체코 스타일]을 만든 국민음악파의 최고 거장에게 저런 비판을 했다는게 웃긴 일이다.

더욱이 이 오페라에는 보헤미아 지역의 정서와 향토적인 민속 무곡이 잘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그냥 스메타나를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PS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난 '콰르텟 엑스'의 조윤범씨가 했던 한탄이 떠오른다.


"보세요. 시작하면 제 2바이올린이 혼자 난리를 치고있어요.

이럴꺼면 날 제 1바이올린을 시키지 왜~~~~ 월급은 똑같이 주면서어~~~~~"


아.. 직장인의 비애가 느껴지는 대사였다. 

근데 이 곡을 현장에서 보고 들으면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그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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