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으로의초대 Oct 06. 2023

남편의 급발진

시어머니가 가시고, 남편에게 얘기했었다.

요즘 좀 그전엔 없었던 명절 증후군이 생기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렇다고 명절 때 지내던 제사를 갑자기 없애기도 그러니, 대안도 얘기했다. 

제사는 명절 2주 전에 평일 휴가를 내고 시댁에 내려가서 성묘도 하면서 간단하게 지내고 싶고, 명절은 각자 집에 가는 게 어떻겠냐고.



남편은 홀어머니라 명절 때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 건 맘에 걸려하는 것 같더라.

그리고 그 얘기는 어머니랑 천천히 나누자고 했는데...

(어쨌든 다음 명절인 설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어제저녁에 갑자기 남편이 급발진을 해서

저녁 11시경에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명절 지내고 할 때마다 나랑 싸워서 너무 힘들다고.

제사 없애고 명절 2주 전에 성묘하고, 명절 당일에는 엄마는 올라오고 나는 친정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시어머니가 제사에서 만큼은 양보를 안 하실 줄 알았는데, 어머니도 너네가 싸운다면 제사 없애겠다고 하셨단다.



뭐 솔직히 제사 지내기 싫었고, 없앤 것에 대해서 불만은 없는데... 갑작스러운 남편의 급발진이 당황스럽다.

어제저녁에 친구랑 저녁 먹고 간다고 해서 삐졌나? (급약속이 잡혀서 퇴근 이후 말하긴 했음.)

설거지도 명절 기간 내내 내가 했으니, 이제 며칠간은 네가 좀 하란 말에 삐졌나??

그렇게 서로 살갑지도 않았지만 딱히 싸웠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들이었는데 이렇게 급발진하는 남편이 당황스럽다.


얼떨결에 제사가 없어진 것 같긴 한데,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매거진의 이전글 명절이 싫은 며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