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10 | 그동안의 소소한 이슈들
1. 주 6일 요가
주 6일 요가를 시작한 지 어느덧 4주 차다. 그중 한 주는 일요 마이솔 휴강도 있었고 서울을 다녀오는 바람에 출석 못한 날도 있지만, 꼬박꼬박 부지런히 출석 중이다.
기존 스케줄에서 2회를 더 한 것뿐인데, 오메, 정신이 없었다. 빽빽한 수업 일정 사이에 욱여넣은 일정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다. 요가와 일로 가득 채운 일주일이 슝- 흘러간다. 보통 수련하면서 또는 선생님 말씀에 영감을 받아 요가일지를 자주 남기곤 했는데, 진득하니 앉아 글을 쓸 정신도 시간도 없어 많이 밀려버렸다. 남기고 싶었던 일들, 스쳐간 단상들이 많았는데 여기저기 흩어져 버렸다. 침대에 누워 폰으로 끄적거리다 잠든 날이 많다. 4주 차 정도 되니 피로감도 많이 가시고 한 주의 루틴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듯해 그중 몇 가지를 풀어내본다.
주 3-4회 하던 때만 해도 요가수업이 없는 날은 요가가 하고 싶어 드릉드릉하기도 했고 하루 끝에 기다리고 있는 요가수업에 설레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떤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돌아서면 요가복을 입고 있는, 어느새 당연한 듯 느껴지는 매일의 활동이 되었다.*
요가를 향해 불꽃같이 파닥거리던 내 마음이 이제는 뭉근한 불이 된 것 같았다. 겨우 한 달 전이만 예전의 그 모습이 그리운 것도 같았다. 하지만 흩어진 생각들을 골똘히 모아보니 지금 즐거움이 덜하다거나 권태로운 건 전혀 아니었다. 결국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결론. 평소보다 조금 더 피곤하고 매일 일정시간을 비워두어야 한다는 것에 약간 부담을 느끼면서 정말로 생각이란 것을 깊이 할 여유가 없어 요란한 감정을 느낄 새가 부족했던 것!
반복의 빈도가 높아진 그리고 할 일이 늘어난 지금의 상황을 내가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새롭게 자리 잡은 이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오래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기 위해 나를 다그치고 싶진 않다.
지금의 루틴은 어느 정도 유지하되 너무 욕심내지 않기. 천천히 흘러가는 대로 느끼고 다가오는 변화는 받아들이기.
’다그치지 않는 마음, 수용하는 마음’
요가가 가르쳐주는 것들이니까. 그래서 내가 요가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주 3회 수련보단 4회가 낫고 4회 보단 5회가, 5회 보단 6회가 낫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며 그저 꾸준히 즐겁게 해 나가는 것, 그것뿐이다.
*글을 쓰다 느낀 건데, 오늘 저녁 수업 다 마치고 요가 갈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 정말로 크게 변한 건 없었다! 는 것을 다시 깨달음!
2. 장마철 흐린 날, 오예
장마도, 흐린 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장마철은 요가하기에 꽤 괜찮은 계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름의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더 높아져 땀이 정말 많이 나긴 하지만,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쨍쨍한 여름날보다 수련하기 좋은 것 같다. 비가 오나 해가 뜨나 어차피 푹 절은 김장배추 마냥 온몸이 땀에 젖는 건 똑같으니까.
올해의 장마는 그리 밉지 않다.
3. 옳지, 혜민!
조금 어려운 아사나를 해내거나 할 때 선생님이 날 보며 외쳐주시는 구호다. 느낌표가 꼭 있어야 한다. 특히나 요즘 더 자주 외쳐주시는 것 같은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다는 생각에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좀 좋다. 난 수줍은 관종이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