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동나무 아래서

[연극 『오동나무 아래서』 전체 시놉시스]

by 아리미 이정환

서울 변두리 미아리는 과거 오동나무가 가득했던 동네였다. 시간이 흘러 도시화와 재개발로 나무들은 베어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혔다.


주인공 수연은 오래된 동네를 기록하는 사진작가. 그녀는 철거가 예정된 미아리에서 이상한 소년 선우를 만난다. 현실 같지 않은 소년은 오동나무 아래에서만 나타나고, 둘 사이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특별한 감정이 싹튼다.


한편, 미아리 재개발의 중심에는 냉철한 도시개발자 조민혁이 있다. 그는 과거 미아리에서 자랐으나 지금은 모든 감정을 잊은 채 개발만을 추구한다. 무당 장군보살은 이 땅의 정기를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지만, 민혁은 비웃을 뿐이다.


그러나 선우와 수연, 그리고 장군보살의 등장으로 민혁의 내면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선우의 정체가 판타지 속 존재인지, 혹은 조민혁의 과거를 되짚는 환영인지 모호한 가운데, 결국 민혁은 모든 재개발을 진행하되 한 그루의 오동나무만은 단지의 수호수로 남기기로 결단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선우는 현실 속에서 조민혁의 아들로 다시 나타나고, 수연과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될 듯한 여운 속에서 이야기는 끝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바보 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