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눈가엔 하루 종일
식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왜 울어
손으로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묻던 나에게
울긴 늙으니 주책없이 그냥 눈물이 흐른다
멋쩍게 눈물을 훔치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할머니
펑펑 쏟아지던 뜨거운 내 눈물이
서러운 것인 줄 알았는데
하루 종일 쉼 없이 문풍지를 적시는 습기처럼
주름진 볼을 타고 흐르던 할머니의 식은 눈물이
더 서러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내 눈물도 가슴을 맴돌다
목구멍을 치솟아 오래도록 눈동자에 일렁이다
삐질거리며 식은 눈물이 쉴 새 없이
스며 나오는걸 손가락으로 훔쳐내며
멋쩍게 웃음 웃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식은 눈물은 눈물이 아니라
이 승에서는 결코 마르지 않는
혼의 배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러스트 윤세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