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인간 40
2023년 4월 10일
사람들은 벚꽃이 피면 자리에서 일어섰다. 순간 지옥 같은 출퇴근길이 무료해지고 나의 고통은 홀연 부끄러웠다. 사람들은 온도와 분위기 그리고 계절에 취해 비틀거렸다. 지하에서 그들 틈을 빠져나올 때마다 내가 낭만을 잃어버린 것뿐이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제법 윤리적이므로 내게 주어지지 않은 기쁨을 누리는 타인을 힐난할 수 없었다. 단지 봄은 모두에게 공평할 따름이고, 그럼에도 나는 마음으로 그 공평이 불공평하다고 생트집을 부렸다. 그러면 계절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