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인간 45
2018. 3, 1 - 3, 21 진행된 염소진 개인전 '실격', 스페이스 55(서울 은평구 소재)에 전시된 텍스트입니다.
- 운동화 끈
1차원적 나의 의미가 더 이상 숨 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Suicide의 의미는 한 인간이 선택한 최선의 고요이고 용서받지 못할 저주이자 돌아오지 못함에 대한 엄숙 물리적으론 호흡하는 생명체 스스로 그 활동을 정지시켜 원상태도 돌아오지 않는 행위이다. 원망과 연민이 잠시간 이어지나, 이는 찰나이기에 삶이 주는 연속성에 불과하다. 인간적 살인은 개인에게 최선의 비극인가 내가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수많은 철학적 가설들을 불신-하더라도 세계와 동시 호흡하기에 유한하거나 무한할 거라는 정의와 기대, 그 안도에 끝내 적응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품위를 지키기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에 따른 용기와 두려움이 만든 ‘그럴만한 가치가 있던 생인가’라는 자조 섞인 결정의 합목적성을 배제하고 나면, 지표면엔 최소한의 지혜가 남긴 질량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