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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자 : 혼자 있는 시간

혼자일 때 비로소 깨달은 것들

by 화은


Chapter 2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늘어나고, 학교 생활에 휘둘리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말이 부담스러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자존감이 낮았던 시기라 그런지,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적막하고 고요하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도 이렇게 사는 걸까? 어떻게 이런 삶을 살지?" 어린 나이라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나는 하루하루가 재미없고 허무한 일상이라고 여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목표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지나가는 한 아이를 봤다. 시험이 끝난 후 다들 노는 시기에, 그 아이는 혼자 묵묵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독기를 품고 공부하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을 보며 나는 본받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독기'라는 것을 품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게 있다면 나도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느꼈다.


사실 지금도 그 '독기'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목표를 잡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반대로 일단 해보면서 목표를 잡기로 했다. 더 노력을 한다면 분명히 어떻게든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루하루를 생각 없이 보내기보다는, 남들보다 한 개, 두 개 더 해가면서 목표를 더 크게 잡으면, 혼자 있는 시간도 점점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바뀔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내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여겨지고,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혼자 있는 시간도 이전처럼 외롭고 막막한 시간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게 정답인지, 또 내가 말하는 것이 맞는지 아직 확신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때보다는 더 나은 내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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