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벽 6시

뚜벅이의 끄적끄적

by 달바다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 무얼 할까 고민을 했다.
책을 읽을까? 그건 싫었고 그럼 뭘 할까 고민을 하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선물을 받은 드립 커피세트에서 하나를 꺼내어 물을 끓여 따뜻한 물에 내려 마신다.


오늘 생일이라 여기저기서 생일 축하한다며 받은 메시지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그분들 덕분에 따스해진다.
따뜻한 커피 때문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 따뜻한 마음씨를 보며 죽지 않고 잘 살아 있다고 다독여 주고 싶다.


커피와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오늘 하루도 힘내서 글도 적을 수 있고 부모님들과 함께 조촐한 작은 생일 파티도 무사히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하고 그런데 그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고 가장 아프게 또는 지독하게 겪는 것 같다.
누구는 비행 청소년이 돼서 부모님 속을 썩이며 일어날 수 있고 또 다른 누구는 평범하게 자라 멋있게 정착을 할 수도 실패를 할 수도 있다.


나는 그와 반대였다.


놀기를 엄청 좋아했으며 주변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외동인 나에겐 내 옆에 붙어 있는 사람은 중학교 때 한 사람이었다.
공부를 하지 않았고 당연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자라서 실패를 한 게 아니라 원래 내 선택으로 실패의 지름길로 걷고 있던 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30대이고 살 날이 아직 많이도 남았다.
이제 내 선택이 어떠하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 또한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후회는 없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을 것이다.


이 세상은 판타지가 아니라 진짜 피도 날 수 있는 현실이니까.


나는 어른이 돼서 너무 아프게, 부모님들도 힘들게 하면서 늦게서야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은 것 같다.


난 왜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어른이 될까 했는데 그건 어릴 때부터 맞벌이 부모님들 밑에서 자라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


난 어릴 때부터 예민한 아이였고 조숙한 아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난 따돌림을 당하면 누군가에게 말을 못 했고 자연스레 내 트라우마가 되었다.


나는 어른이 돼서야 내가 ADHD(주의력 결핍 • 과잉 행동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지금 힘들어하는 계기와 문제점이 거기서 왔다는 것을 알았고 지금은 치료 중이다.


이것을 겪으며 또 알아낸 게 내가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맨 처음엔 회피성 성격장애가 있는지 몰랐다.
근데 그 병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 생각에 비해 많았고 다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이겨 내는 중이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을 쓰는 거고 그 방법이 무조건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난 글 쓰는 것이 행복하고 좋다.
이것만으로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건 없다 내가 이겨 낼 수 있다면 그게 어떤 방법이 되어도 값어치 있는 일이 테니까.



keyword